[제주항공 참사] 해외 전문가가 ‘정말 이상한 사고’라며 언급한 3대 미스터리

2024-12-30 17:45

“왜 속도가 그리 빨랐나” “왜 플랩은 미작동했나” “왜 랜딩기어는 안 내려왔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가운데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제주항공 비행기가 이륙 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이 발견돼 회항했다.  / 뉴스1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가운데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제주항공 비행기가 이륙 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이 발견돼 회항했다. / 뉴스1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이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며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류 충돌을 단독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중론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형성된 셈이다.

30일 영국 BBC 방송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고 당시의 영상을 검토한 해외 전문가들은 조류 충돌 외에도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고 여객기가 동체착륙을 하게 된 과정을 단순히 조류 충돌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영상을 분석한 결과, 사고 기체는 착륙 과정에서 랜딩기어(착륙 바퀴), 플랩(고양력장치), 엔진 역추진 등 주요 브레이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기체가 활주로에 착륙한 뒤에도 속도가 줄어들지 않아 결국 콘크리트 구조물과 충돌하며 참사로 이어졌다.

독일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파일럿이자 항공 안전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베케르트는 조류 충돌이 아직 내려오지 않은 랜딩기어에 손상을 입히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랜딩기어는 독립된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대체 시스템도 있기에 이를 내리지 못하는 것은 정말로 매우 드물고 특이한 상황"이라며 "조사를 통해 더 자세한 전후 상황이 재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의 항공안전 전문가 제프리 델도 "조류 충돌로 랜딩기어가 내려가지 않는 상황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체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가도 엔진이 즉각적으로 멈추진 않기에 조종사들이 대응할 시간이 일반적으로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인 이탈리아 공군사관학교 교관 출신 그레고리 알레지는 "현재로선 여전히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이 훨씬 많다"며 "왜 사고 기체의 속도가 그렇게 빨랐을까. 왜 플랩은 작동하지 않았을까. 왜 랜딩기어는 내려오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조류 충돌이 있었을 수는 있다면서도 조류 충돌만으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설명하기엔 지나치게 심각한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경고를 받은 지 1분 만에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 선언이 이뤄지고 이후 4분 만에 사고가 발생한 급박한 상황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했다. 영국 버킹엄셔 뉴 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 마코 챈은 "상당히 늦게 착륙 방향을 반대로 바꾼 것이 (조종사의) 업무에 부하를 준 면도 있어 보인다"며 "현재로선 상당한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호주의 항공 컨설턴트 트레버 젠슨은 사고 당시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에 대비한 소방 및 구조대가 준비돼 있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지적하며 "갑작스럽게 이뤄진 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에어라인 뉴스' 편집장인 항공 전문가 제프리 토머스는 "한국의 항공사들은 업계 내 최고 수준의 훈련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고, 사고 기체와 항공사 모두 훌륭한 안전 기록을 보유했다"며 "이번 비극에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는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