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족 성토 “단 한 정당만 당일 안 와”…권성동 “최선 다할 것”

2024-12-30 12:28

“국가 애도 기간 잘 수습될 수 있도록 할 것”

탑승객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주요 정당 중 국민의힘 관계자만 당일 오지 않았다는 유족의 분노가 표출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탑승객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탑승객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30일 오전 9시 30분 전남 무안국제공항 대합실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많은 정당 가운데 딱 한 정당(국민의힘)만 안 왔다"며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부터 여러 정당 관계자가 찾아와 유족을 위로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이제 1부 능선을 넘었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참사 당일인 지난 29일 오후 8시 48분쯤 공항을 찾았다. 유가족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제발 우리 좀 도와주세요”라며 오열하기도 했다. 이 대표도 유가족을 만난 뒤 공항 탑승동에서 민주당 항공사고대책위 위원과 전남도지사, 광주시장 등과 함께 사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박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아직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분이 있다"며 "야생동물로 인해 (시신이) 유실되지 않도록 잘 수습해 가족에게 돌려달라고 소방과 공항 관계자들에게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수습되지 않은 시신이 모두 확인되기 전까지는 장례 등 모든 절차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라고 박 위원장은 알렸다.

그는 또 "세월호 참사 당시 처럼 (항공 등 측이) 개별 유족에게 접근해 장례를 진행하지 않도록 유족에 대한 개별 접촉을 삼가 달라"고 부탁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언론에는 유족 인터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피해 사례로 박 위원장은 "어제 한 유족이 언론과 인터뷰했는데 80퍼센트가 허구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인 무안공항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일부 유족들은 참사 발생 하루 만에 이뤄진 늦은 방문에 "왜 이제 와" "빨리도 왔다" "장례 끝나고 오지"를 외치며 권 대표를 비난했다.

권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차원에서 발족한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대책위원회 위원들과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을 찾아 고개 숙여 사과했다.

권 대표는 "유가족 여러분께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먼저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께 명복을 빌고 가족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말 있어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여러분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욱더 힘을 내시고 돌아가신 분들 장례를 잘 치를 수 있도록 저희가 역할을 하겠다"며 "국가 애도 기간에 이 일이 잘 수습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말을 마친 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참사 당일 현장 방문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사고 수습을 하는 과정에 정치권이 가면 방해될 수 있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