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2’가 지난 26일 드디어 공개됐다. 이번 시즌에는 무려 10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었고, 그 기대감을 반영하듯 많은 시청자들이 몰렸다. 그로 인해 넷플릭스의 서버가 마비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지만,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정식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불법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에 빠르게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넷플릭스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지난 26일 오후 5시에 공개된 직후, 누누티비와 같은 불법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에 바로 업로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사이트에 업로드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오징어 게임 시즌2(무자막)’ 등의 제목으로 유통되었으며, 버전은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상태였다.
누누티비 측은 영상 댓글을 통해 “오후 5시 공개되면 빠르게 업로드할 것”이라고 미리 예고했고, 실제로 약속대로 그 시각에 해당 영상을 올렸다. 이후 불법 시청자들은 해당 영상에 대한 반응을 쏟아냈다. “와 엄청 빠르다”라거나 “감독이 탄핵 찬성 리스트에 있어 넷플릭스에서 보지 않겠다”며 불법 스트리밍을 택한 이들도 있었다.
이러한 불법 유통에 대해 넷플릭스는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편의 대히트를 이어가기 위해 제작비 1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큰 기대를 모았고, 넷플릭스는 이에 대한 홍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12월 6일에는 현장 취재를 진행했지만, 엠바고(보도 시점 유예)를 11개월이나 유지한 끝에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 등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한 비밀스러운 접근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빠르게 유통되면서 넷플릭스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넷플릭스의 신규 설치 건수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불법 스트리밍으로 인해 예상보다 많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신규 설치 건수는 9월 37만7699건, 10월 38만1772건, 11월 42만5961건 등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의 유통은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의 저작권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누누티비에서만 약 5조 원의 저작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지적된 바 있다. 또한, 저작권 침해 정보 시정 요구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 시정 요구 건수는 2021년 3517건, 2022년 6423건, 지난해 7176건, 올해 9월까지 5121건에 달하고 있다.
누누티비의 운영자 A씨는 불법 온라인 콘텐츠 유통과 관련해 지난 16일 검거됐다. 그는 OTT 콘텐츠뿐만 아니라 웹툰도 불법으로 유통시키며 수십억원의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최소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 당국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차단했지만, 해당 사이트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대체 사이트 주소가 공유되며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