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신 남편 대신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망사고를 낸 아내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40시간을 명령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31일 저녁 화물차를 운전하는 과정에서 B(62·여)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 부부와 부부 동반 저녁 모임을 마친 뒤 술에 취한 남편 대신 화물차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 경험이 많지 않았던 A씨는 차량을 유턴하던 중 브레이크를 제대로 밟지 못해 B씨를 치었고다.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B씨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사건 당시 피해자의 남편은 사고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진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남편도 보는 앞에서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다만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유족과 합의했고 초범인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나 중상해의 경우 형사처벌을 면제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치사 혐의는 운전자의 과실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했을 때 적용되며, 대체로 무겁게 처벌된다. 다만 피해자 측과 합의하거나 운전자의 과실 정도가 경미하다고 인정되면 형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