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옛날 드라마 '싸인'이 다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2일,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유튜브 채널에 '장항준X김은희, 시청률 1위 25.5%, 부검에 미친 천재 법의학자 박신양이 권력을 박살내는 역대급 과학 수사물'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공개된 지 13일 만에 50만 조회수를 넘기며 많은 누리꾼들의 추억을 자극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2011년에 방영된 '싸인'으로, 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 25.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유튜브 댓글에는 "내 생애 최고의 드라마.. OST도 넘 좋았던…", "부검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린 드라마ㅠㅠㅠ 진짜 본방 때 엄마랑 열심히 봤는데...", "이것도 스트리밍 했으면 좋겠음… 결말이 진짜 미쳤지, 완벽한 결말", "이거 내가 진짜 좋아했던 드라마당....", "어릴 때 봤던 드라마 중에 추노랑 싸인은 역대급임 너무 재밌게 봤음", "와 어렸을 때 정말 재밌게 봤는데 추억이네. 결말 때문에 더 기억에 남음", "이게 나오네….. 내 인생 드라마", "이런 작품이 있었다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수사물",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드라마.. 저 당시 법의학에 대한 지식도 관심도 별로 없었는데도 너무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네요", "이런 명작은 다시 방영해도 시청률이 잘 나올 것 같아요", "우연히 떠서 들어왔다가 계속 보게 되네요", "이런 드라마 언제쯤 나오려나", "아침부터 시간 순삭… 지각할 뻔 했잖아요", "김은희 작가님 전설의 시작", "땜빵으로 들어간 드라마가 1위를 차지했다", "개꿀잼이였는데... 5번은 더 본 듯함"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김은희 작가는 2012년 '레이디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이 이런 장르를 계속 요구해 왔다. 드라마 제작자들이 안전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만 고수하다 보니, 내 작품이 더 큰 주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싸인'도 처음에는 '땜빵'으로 편성 논의가 시작된 작품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드라마 '싸인'이 대중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 수사 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
과거 메디컬 드라마와 수사 드라마는 각각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 두 장르를 결합한 지상파 드라마는 '싸인'이 처음이었다. 방송 전부터 우려도 많았다. 예쁜 배우들이 등장해 사랑 이야기를 펼쳐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상황에서, 차갑고 무거운 메디컬 수사 드라마는 더욱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영화감독 출신인 장항준 PD의 세련된 연출, 긴박감을 더하는 배경음악, 치밀하게 구성된 스토리는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첫 회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아이돌 스타 사건은 당시 김성재 사건을 떠오르게 하며 시청자들이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이후 드라마는 화성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교통사고를 위장한 트럭 연쇄살인사건, 대기업 총수의 독극물 살인사건 등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면서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전문적인 부검 장면 등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세련된 솜씨로 드라마는 무겁지 않게 전개됐다.
◈ 조연들의 압도적인 존재감
'싸인'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강렬한 조연들의 뛰어난 연기였다. 이 드라마는 주로 범인 역할을 맡은 조연들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이돌 살인사건의 범인인 강서연 역을 맡은 황선희는 아름답고 신비한 얼굴 뒤에 냉혈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또한 트럭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인 최재환은 순진한 외모에서 살인자로 변하는 충격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정태는 독극물 살인 사건의 범인 역할로 뛰어난 연기를 펼쳤고, 김성오는 컴퓨터 게임 살인사건에서 강렬한 눈빛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 외에도 박신양과의 갈등을 그린 전광렬, 국과수의 직원들인 안문숙, 정은표, 문천식, 그리고 박신양의 스승인 송재호는 모두 뛰어난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 과도한 러브라인, 이야기의 흐름 방해
물론 드라마에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시청자들이 지적한 부분 중 하나는 억지로 삽입된 러브라인이었다.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병폐인, 주된 전개와 무관한 사랑 이야기가 이 드라마에도 등장했다. 박신양과 김아중, 정겨운과 엄지원 사이의 러브라인은 드라마의 핵심과 맞지 않아 불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엄지원과 정겨운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일부 재미를 더했지만, 숨가쁘게 진행되는 드라마에서 이 부분은 오히려 불필요한 요소로 비춰졌다. 시청자들은 이 장면이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는" 방식이 더 적합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인'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싸인'은 당시 치열한 수목드라마 시청률 경쟁에서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며 20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싸인' 전 회차 몰아보기(결말 포함)는 유튜브 채널 'SBS 옛날 드라마 - 빽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