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의 실종 선원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46일 만에 종료됐다. 실종자 9명은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26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6시를 끝으로 사고 발생 46일 만에 금성호 실종 선원 수색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제주시 한림읍 선원복지회관에서 실종 선원을 기다리던 가족들도 모두 제주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찾지 못한 선원은 총 9명이다. 해경이 선원 진술을 토대로 구성한 실종 선원 배치도에 따르면 실종자들은 조타실 1명, 선미 1명, 갑판 6명, 우현 1명 등에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해경은 실종자들이 조류를 타고 인접국인 중국과 일본에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서 협조를 요청했다.
사망자 5명을 포함하면 이번 금성호 침몰 사고는 2019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가장 인명피해가 많은 어선 사고로 꼽힌다.
46일 동안 이어진 수색 작업에는 해경과 해군 등 가용할 수 있는 장비와 인원수 백여 명이 사고 해역 안팎에 총동원됐다.
해경과 해군 3함대 함정과 항공기 등이 광범위한 육해상 수색을 전개했다. 야간에는 조명탄 수백 발을 쏘며 24시간 작업을 이어갔다. 겨울 바다 특성상 기상 악화로 수색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탐구 22호'의 어군탐지기와 해양과학기술원 '이어도호'의 음파탐지장비(사이드스캔소나)를 통한 수중수색이 이뤄지는가 하면 경찰도 해안가를 중심으로 드론 수색을 전개했다.
이 기간 실종 선원 3명이 발견, 수습됐다.
지난 9일과 10일에는 구난업체 심해잠수사들이 선체 수색 중 좌현 갑판에서 30대 한국인 선원을 발견해 해경에 인계했고, 해군 청해진함과 광양함에 각각 탑재된 수중무인탐사기(ROV)가 60대 한국인 2명을 발견, 수습했다.
금성호 선체는 수심 90m 해저에 침몰해 있다. 선체 인양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금성호 사고 당시 인근에 있던 같은 선단 운반선 선장 A(70대) 씨를 유기치사 및 선원법 위반(조난 선박 등 구조)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수사 중이다.
A씨는 당시 금성호와 25m 거리에서 사고를 목격하고도 구호 조치 없이 그대로 현장을 벗어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운반선은 어획물을 위판하기 위해 부산 남항으로 간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운반선이 부산으로 회항하는 과정에서 선사가 관여했는지와 증거은닉 여부 등도 살펴보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8일 오전 4시31분쯤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2㎞ 인근 해상에서 발생헀다. 135금성호(129t급·승선원 27명)가 전복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복된 금성호는 수심 약 90m 아래로 침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