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리플(XRP)이 내년 초 10억 XRP를 에스크로 계정에서 언락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25일(현지 시각) 가상화폐 전문 매체 핀볼드(Finbold)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에 진행될 10억 XRP 언락은 유통 공급량의 1.74%에 해당,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리플의 이러한 XRP 언락은 XRP 레저(XRP Ledger)를 통해 이뤄지며 회사의 기존 판매 전략에 따라 분배될 예정이다.
현재 리플은 매달 10억 XRP를 언락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1월 언락은 총 10억 XRP를 2억, 3억, 5억 XRP로 나눠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해진 방식의 언락은 리플이 시장에 지속적인 유동성을 제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시장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최근 리플의 판매 활동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지난 11월 리플은 4억 7000만 XRP를 매도하며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매도를 기록했다.
이 같은 대규모 매도는 올 한 해 동안 리플이 시장에 가한 매도 압력의 연장선에 있다.
핀볼드에 따르면 리플은 올해 총 32억 4600만 XRP를 매도했으며, 이는 시장 가치로 약 6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이러한 매도는 매달 언락된 XRP 중 일부가 에스크로 계정으로 다시 잠기지 않고 시장에 유통됨으로써 발생했다. 예를 들어 이달에 언락된 총 10억 XRP 중 8억 XRP가 다시 잠겼지만, 나머지 2억 XRP는 시장에 유통됐다.
리플의 대규모 XRP 판매는 시장 내 공급 증가를 초래해 XRP 가격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의해 결정되는데, 리플의 지속적인 공급 증가는 시장 수요가 이를 상쇄하지 못할 경우 가격 하락 압력을 강화할 수 있다.
리플은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ODL(On-Demand Liquidity)이라는 수요 기반 판매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이 모델은 시장 가격에 따라 XRP를 매도함으로써 매도 벽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리플의 이번 10억 XRP 언락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공급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리플의 ODL 모델과 XRP 생태계의 확장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