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정국으로 접어들면서 관광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정부가 내년부터 크루즈선을 이용해 입국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2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8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와 관광업계,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방한 관광 시장 회복을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이번 회의에는 11개 중앙부처 장차관, 관광업계 관계자, 민간 기업인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현재 방한 관광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의 94%까지 회복됐지만, 여러 변수가 작용하면서 관광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관광시장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해외에서 ‘안전하고 원활한 한국 여행’을 알리는 마케팅을 강화한다. 아세안 관광장관 회의, 스페인 피투르 국가관광박람회 등 주요 행사와 협업하여 방한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한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방한 캠페인을 전방위적으로 전개한다.
정부는 방한 관광객을 위한 여행자보험 무료 가입 지원과 관광통역안내 1330의 24시간 운영 체제를 통해 관광객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기로 했다. 또한, 30개 한국관광공사 해외 지사를 통해 ‘동계 방한 특별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며, ‘코리아 그랜드 세일’과 ‘비욘드 K-페스타’ 등 대규모 행사를 통해 방한 관광객을 집중 유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161개국에서 약 28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사카 엑스포를 계기로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활동도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는 방한 관광객의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고, 중국을 비롯한 6개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수수료 면제 기간을 연장하는 등 입국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한국인에 대해 무비자 정책을 시행 중이므로, 정부는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해 일정 범위 내에서 무비자 입국 제도를 시범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크루즈 선사를 통해 모객한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해서도 무사증 입국을 허용할 계획이다.
국제 회의 참가자들의 입국 절차를 우대하는 시범 사업도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된다. 제주 크루즈 전용 터미널에는 자동 심사대를 도입해 출입국 심사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방한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국어로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 카카오맵, T맵 등 민간 기업과 협력하여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예약 및 결제 서비스를 개선한다. 또한, KTX 승차권 자동 발매기에 해외 카드 결제를 도입하고, 외래객 전용 택시 호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내 여행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여행가는달’ 프로그램을 6월에서 3월로 앞당겨 시행하고, 인구 감소 지역을 대상으로 관광 교통 촉진 지역을 지정해 신규 교통망을 확충한다. 또한, 내국인 도시민박을 도입하여 다양한 형태의 지역 숙박 시설을 늘릴 예정이다.
정부는 관광업계의 재정 지원에도 힘쓸 계획이다. 관광사업체 특화 금융 지원을 통해 5365억 원 규모의 융자와 1000억 원 규모의 이차보전, 7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내년 1월부터 지원한다. 또한, 500억 원 규모의 특별융자를 긴급 지원할 예정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관광산업은 업계의 큰 노력 끝에 역대 최고 수준(1750만 명)에 다시 근접해 회복하고 있다"며 "방한 시장의 회복 탄력을 높이기 위해 관광업계와 긴밀한 소통을 토대로 우리 경제와 국민이 필요한 정책을 마련하고 이번에 발표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