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한국 축구의 수장을 맡은 정몽규 회장이 ‘4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후보로 파격적인 12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26일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정 후보는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선거 공약 발표에서 '신뢰회복·국제 경쟁력 강화·축구산업과 저변 확대'를 위한 12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국민소통을 확대해 축구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축구 산업을 발전시키고, 축구저변을 넓혀가겠다"라고 밝혔다.
정 후보가 내놓은 12개 공약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아시안컵, 여자 월드컵 유치다.
한국은 2022년 2023년 아시안컵 유치를 위해 도전했지만, 카타르에 밀려 실패했다.
1960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2회 대회 이후 63년 만에 안방 개최를 목표로 했으나, 정부의 지원에도 유치 경쟁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정 후보는 "(2031년 대회 유치는) 굉장히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중국은 (2023년 대회 개최권을 신종 코로나19를 이유로 반납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일본도 관심을 안 가지고 있다. AFC가 조금만 지원한다면 한국 개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도 재정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축구협회는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으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축구협회의 이미지가 급격히 실추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정 후보는 "가장 중요한 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들의 역량이다. 토의 과정이 공개된 게 문제였다"면서 "물론 사후에는 (토의 과정을) 다 공개해야겠지만, 그 과정에서는 좋은 위원들이 심층적으로 연구한다면, 충분히 좋은 감독 선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각급 대표팀은 공모를 통해서 뽑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온 국민이 축구를 즐기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축구외교와 축구센터 건립 마무리 등을 하는 데 집중하겠다. 아울러 현장에 목소리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내건 12가지의 공약은 △집행부 인적 쇄신 및 선거인단 확대 통한 지배구조 혁신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 △남녀 대표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2031 아시안컵 및 2035 여자월드컵 유치 △K리그 운영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 시도협회 지역 축구대회 활성화 및 공동 마케팅 통한 수익 증대 △ 국제심판 양성 및 심판 수당 현실화 △ 우수선수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한 프로·아마추어 통합 FA컵 개최 △유소년 溜 동호인 축구 저변확대 및 지도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 지원 △축구인 권리 강화 및 일자리 창출 △축구 현장과의 소통강화 및 인재 발탁 등이다.
앞서 정 후보는 지난 19일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고, 25일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하 정 후보와의 일문일답.
-- 아시안컵 유치전에서 완패한지 얼마 안 됐다. 이번엔 얼마나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 굉장히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 중국, 일본이 대상일 수 있는데, 인도네시아도 관심을 표명했지만, 한국이 가장 좋은 후보가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은 여러 문제가 있었다. 일본도 관심을 안 가지고 있다. AFC가 조금만 지원한다면 한국 개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을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가
▲ 가장 중요한 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들의 역량이다. 토의 과정이 공개된 게 문제였다. 물론 사후에는 다 공개해야겠지만, 그 과정에서는 좋은 위원들이 심층적으로 연구한다면, 충분히 좋은 감독 선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각급 대표팀은 공모를 통해서 뽑는 방안도 있다.
-- 선거 제도와 관련해서 다른 후보들이 부재자투표 등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선거 일자는 오래전부터 규정에 정해져 있던 거다. 물론 타당한 의견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제가 판단할 일은 아니다. 선거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할 부분이다.
-- 유럽 진출 센터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가
▲ 포르투갈이나 독일 구단과 협력하는 등 여러 가지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를 해왔던 이슈이기도 하다. 포르투갈, 독일로 나눠 남부와 북부 나눠서 운영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인 건 더 계획해 보겠다.
-- K리그 구단 26개 중 16개가 지방자치단체의 시·도민 구단이다. 그간 수원 삼성 창단부터 따지면, 그간 기업구단 창단 사례는 3건에 불과하다. 리그 확대도 좋지만 기업이 투자할 가치를 보여주고 자생력을 기르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나
▲ 4부(K4리그)부터, 아래가 튼튼해야 승강제 시스템이 건전해진다. 지자체, 기업 지원 여부보다 더 중요한 건 중계권 수익이 많아지는 거다. 경기력이 올라가고 팬들이 많아져야 한다. 팬은 계속 증가해왔다. 내년엔 더 많은 팬들이 올 것이다. 그러면 지자체, 시민구단에 더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 K리그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언급했는데 추춘제도 염두에 둔 공약인가
▲ 추춘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구단들은 현행 춘추제에선 1년 내내 선수단을 돌려야 하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