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반환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사는 중국 쓰촨성 청두의 워룽 중화 자이언트 판다원 선수핑기지가 연말까지 폐쇄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선수핑기지 측은 지난 4일 웨이보(중국 SNS)를 통해 푸바오에게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며 면밀하게 관찰한 결과 모두 정상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3일 기지를 방문한 관람객들은 푸바오가 몸을 떠는 영상을 담은 영상 등을 사육사에게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푸바오가 밥을 먹다가 갑자기 짧게 경련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해 국내 푸바오 팬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이에 기지 측은 당시 웨이보를 통해 "푸바오가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라며 "현재 푸바오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종합검사를 실시해 이상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전날(3일) 이상징후 발견 직후 사육사와 수의사를 배치해 24시간 밀착 관찰했다"라며 "푸바오의 정신, 식욕, 움직임, 배변 활동은 모두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걸음걸이는 안정적이고 사지에 힘이 있으며 체온과 심장박동, 호흡 모두 정상"이라며 "혈액과 대소변 검사 결과도 이상이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푸바오에게서 나타난 이상 증세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원인이 밝혀졌는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공지 이후 기지 측이 곧바로 7~31일 기지를 폐쇄한다는 공지를 올린 사실이 확인됐다고 머니투데이가 26일 보도했다. 기지 도로 등에 관한 공사 진행 때문에 안전상 이유로 잠시 폐쇄한다는 것이다.
푸바오가 지내는 기지는 지난여름과 가을 폭우에 이은 홍수로 산사태까지 일어나 기지 뒤편이 무너지고 앞 도로가 유실되는 등 내외부가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지 내외부에서는 이미 수개월째 보수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폐쇄 없이 계속 이어오던 공사를 이유로 기지를 폐쇄한다는 공지가 뜨자 팬들은 푸바오의 건강 상태를 감추기 위한 핑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팬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올라온 푸바오의 최근 모습은 용인 에버랜드에서 생활할 때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털은 윤기를 잃고 푸석푸석해졌으며 살이 빠져 얼굴의 골격이 드러나고 몸 크기가 작아진 것이 한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공지 이후 20여 일간 침묵해 온 기지 측은 중국 정부 국무원 소속의 공식 통신사인 신화통신을 통해 푸바오의 근황을 알렸다.
지난 23일 웨이보에 올라온 영상에는 푸바오가 내실에서 생활하며 사육사가 주는 당근과 대나무 등을 받아먹는 모습이 담겼다. 푸바오는 댓잎 위에 대변을 본 뒤 내실 안을 돌아다니다가 철장 앞 구석에 드러눕기도 했다. 42분가량의 해당 영상에선 푸바오가 몸을 떠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기지 측은 오는 31일까지 폐원 공지를 했을 뿐 내년 1월 1일 재개원 여부에 관해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신화통신은 웨이보를 통해 내년부터는 푸바오를 다시 볼 수 있을 거로 전망했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에버랜드에 보낸 자이언트 판다 러바오(수컷)와 아이바오(암컷)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이후 아이바오와 함께 에버랜드에서 생활하며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 각종 애칭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협약에 따라 태어난 지 1354일 만인 지난 4월 3일 중국에 반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