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대표적인 명소 트레비 분수가 3개월간의 청소와 보수 공사를 마치고 22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 공사는 2025년 희년(jubilee)을 앞두고 진행됐다. 매 25년마다 열리는 희년에는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돼, 로마는 주요 관광지 정비에 나선 상태다.
트레비 분수는 1732년 니콜라 살비의 설계로 시작돼 1762년 피에트로 브라치가 완성한 바로크 시대 건축물이다. 높이 26m에 달하는 이 웅장한 분수는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보수 공사에는 약 32만 7000유로(약 4억9400만 원)이 투입돼 곰팡이와 석회질을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에 개장한 트레비 분수는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동시 입장객 수를 400명으로 제한했다. 방문객은 온라인 예약을 통해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며, 입장료는 2유로(약 3000원)이다. 입장객은 분수 안에서 30분 동안 머무르며 트레비 분수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로베르토 괄티에리 로마 시장은 “모든 사람이 혼잡 없이 분수를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레비 분수는 특히 동전을 던지는 전통으로 유명하다.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또 두 번째 동전을 던지면 사랑이 이뤄지고, 세 번째 동전을 던지면 그 사랑이 깨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전통은 영화 '로마의 휴일'(1953년)에서 배우 오드리 헵번이 동전을 던지는 장면으로 더욱 알려졌다.
이곳에서 수거된 동전은 로마의 상징적인 자선 활동에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트레비 분수에서 건져 올린 동전은 약 160만 유로(약 23억 원)에 달하며, 이 금액은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기부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