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연승 뒤 3연패…흔들리는 흥국생명, 김연경 우승 도전은?

2024-12-25 12:33

부상자 속출에 흔들리는 흥국생명

개막 후 14연승을 달리며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여자배구 흥국생명이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흥국생명은 17일 정관장을 상대로 시즌 최다 연승 기록 경신에 도전했지만 1-3으로 패하며 연승 행진이 끊겼다. 이후 현대건설과 도로공사에 연달아 0-3으로 패하며 3연패를 기록했다.

여자배구 흥국생명 김연경. / 한국배구연맹
여자배구 흥국생명 김연경. / 한국배구연맹

전날 기준 흥국생명은 14승 3패(승점 40)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2위 현대건설이 25일 치르는 GS칼텍스전에서 4세트 안에 승리하고 승점 3을 추가하면 두 팀 모두 40을 기록, 승점 차가 사라진다.

24일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 한국배구연맹
24일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이 올 시즌 영입한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튀르키예)는 득점 9위, 공격 성공률 8위에 올라 있다. 화려한 기록은 아니지만 블로킹 2위에 오를 만큼 수비에서 존재감을 보이며 김연경의 공격 부담을 덜어줬다. 그러나 정관장과의 경기 막바지 무릎 통증으로 코트를 떠났고, 이후 두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구단은 투트쿠의 공백을 메울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주전 선수 피치(뉴질랜드)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도로공사전에 결장했다. 피치는 발이 빨라 이동공격에 강점을 보였으나 부상으로 빠지며 투트쿠와 함께 코트 오른쪽 공격이 완전히 비었다. 이에 김연경과 정윤주가 주로 공격하는 왼쪽에서만 득점이 나오며 공격 루트가 단조로워졌다.

수비에서도 공백이 생겼다. 올 시즌 FA로 합류해 수비를 책임지던 리베로 신연경이 컨디션 난조로 현대건설전에서 교체됐고, 도로공사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신연경을 대신해 도수빈이 나섰지만 수비력 차이를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올 시즌 장신 선수들을 활용해 여자배구에서 보기 드문 3인 블로킹 시스템을 가동하며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했지만, 주전 3명이 빠지며 조직력이 무너졌다. 특히 선수층이 얇은 흥국생명은 3주 연속 주중·주말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체력 소모도 컸다.

김연경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36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맹활약 중이지만, 최근 리시브 효율을 제외한 모든 개인 기록이 하락하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김연경은 국내 복귀 후 3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치며 은퇴를 미뤘지만, 이번 시즌에도 우승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흥국생명으로선 다가오는 올스타 휴식기가 절실하다. 오는 28일 GS칼텍스전 이후 내년 1월 7일까지 휴식기를 통해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과 체력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 팀 재정비와 부상자 회복 여부가 흥국생명의 후반기 성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