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에서 하프쉘까지…노로 걱정 없이 즐기는 굴의 모든 것

2024-12-24 17:32

겨울철 대표 식품 '굴'의 다양한 종류부터 먹는 법까지

'굴'하면 유명한 일화로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앉은 자리에서 굴을 50개 이상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프쉘 / Subbotina Anna-shutterstock.com
하프쉘 / Subbotina Anna-shutterstock.com

카사노바 말고도 나폴레옹, 비스마르크,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은 이 '굴'은 서양에서 유일하게 날로 먹는 해산물이었을 정도로 사랑받는 식재료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 단맛이 극강으로 올라 자주 찾는다.

이런 겨울철 대표 음식 굴을 사려고 보면 굴, 석화, 하프쉘, 각굴, 참굴 등 종류가 참 많다. 종류에 따라 즐기는 방법과 굴을 먹을 때 가장 걱정되는 노로바이러스까지, 굴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먼저 굴은 태평양 굴, 아시아 굴, 유럽 굴, 구마모토 굴 등 지역별로 1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품종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수온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 10위 안에 들 정도로 굴이 많이 채집된다.

굴 / barmalini-shutterstock.com
굴 / barmalini-shutterstock.com

굴은 자연산과 양식산이 있으며 자연산 굴은 갯벌이나 바위 등이 많은 충남에 많고 양식 굴을 통영 등 경남에서 많이 생산된다.

또한 굴은 껍데기의 유무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양식산, 자연산 할 것 없이 원물 그대로 껍데기가 붙어있다면 '석화', '각굴'이라고 부른다.

돌에 핀 꽃이라고 불리는 석화는 껍질째 조리할 수 있는 자연산 굴로, 굽거나 찌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숯불에 올려 찜을 하면 껍질이 살짝 열리며 안쪽에서 자연스레 국물이 우러나 굴 특유의 감칠맛이 배가된다.

익힌 굴은 초고추장이나 다진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으로 만든 양념장을 곁들이면 감칠맛이 살아난다. 익힌 상태에서도 굴의 쫄깃함과 바다 향이 그대로 남아, 입맛을 돋운다.

마리네이드 된 토마토와 오일을 얹은 하프쉘 / jose amaral-shutterstock.com
마리네이드 된 토마토와 오일을 얹은 하프쉘 / jose amaral-shutterstock.com

'하프쉘'은 원물 그대로인 석화를 반만 손질한 것을 말한다. 보통은 남해산이 대부분이며 찜보다는 생으로 자주 먹는다. 하프쉘은 손질이 되어 나와 먹기 편하지만, 많이 세척하게 되면 굴의 향이 날아가므로 흐르는 물에 2~3회 세척 후 먹으면 좋다.

보통 레몬즙을 살짝 뿌려 비린내를 줄이거나 칠리소스나 샬롯과 식초, 후추를 섞은 미뇨네트를 곁들이면 매콤하고 새콤한 맛이 더해져 굴의 고소한 풍미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하프쉘은 와인, 특히 샴페인이나 드라이 화이트와 곁들이면 궁합이 훌륭하다.

하프쉘에 위스키 / UliAb-shutterstock.com
하프쉘에 위스키 / UliAb-shutterstock.com

또한 굴 위에 위스키를 몇 방울 뿌려주면, 위스키의 향이 굴의 신선한 맛을 강조하면서도, 술의 알코올 향이 익숙한 굴의 고소한 맛과 조화를 이룬다. 이 방법은 특히 스모키한 위스키나 아이리시 위스키처럼 부드럽고 깊은 맛을 가진 종류와 잘 맞는다.

일반 깐 굴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아 실용적이다.

굴국밥 / CHALLA_81-shutterstock.com
굴국밥 / CHALLA_81-shutterstock.com

굴전으로 부치거나, 따뜻한 국물 요리인 굴국이나 굴탕으로 끓이면 부드럽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파스타나 크림소스와 함께 사용하면 서양식 요리로, 밥에 넣고 지으면 굴밥으로 든든한 한식 한 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굴전 / mujijoa79-shutterstock.com
굴전 / mujijoa79-shutterstock.com

다만 굴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굴에서 종종 발견되는 병원체로, 감염을 막기 위해선 올바른 위생 관리와 조리가 필요하다.

신선한 굴을 선택하고, 생으로 먹는 대신 85~90℃에서 1분 이상 가열해 섭취하면 노로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장염 병력이 있는 경우 생굴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굴 보관법도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껍질째 굴은 습기를 유지하며 5℃ 이하에서 보관하고, 깐 굴은 물기를 제거해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굴을 날것으로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열 조리용 굴을 날것으로 먹게 되면 건강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열 조리용'이라는 문구가 있는 굴은 반드시 충분히 조리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겨울 바다의 대표적인 별미인 굴은 제대로 즐길 때 그 맛이 배가된다. 신선도와 안전을 고려해 섭취하면 노로바이러스 걱정 없이 겨울철 미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