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하면 유명한 일화로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앉은 자리에서 굴을 50개 이상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카사노바 말고도 나폴레옹, 비스마르크,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은 이 '굴'은 서양에서 유일하게 날로 먹는 해산물이었을 정도로 사랑받는 식재료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 단맛이 극강으로 올라 자주 찾는다.
이런 겨울철 대표 음식 굴을 사려고 보면 굴, 석화, 하프쉘, 각굴, 참굴 등 종류가 참 많다. 종류에 따라 즐기는 방법과 굴을 먹을 때 가장 걱정되는 노로바이러스까지, 굴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먼저 굴은 태평양 굴, 아시아 굴, 유럽 굴, 구마모토 굴 등 지역별로 1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품종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수온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 10위 안에 들 정도로 굴이 많이 채집된다.
굴은 자연산과 양식산이 있으며 자연산 굴은 갯벌이나 바위 등이 많은 충남에 많고 양식 굴을 통영 등 경남에서 많이 생산된다.
또한 굴은 껍데기의 유무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양식산, 자연산 할 것 없이 원물 그대로 껍데기가 붙어있다면 '석화', '각굴'이라고 부른다.
돌에 핀 꽃이라고 불리는 석화는 껍질째 조리할 수 있는 자연산 굴로, 굽거나 찌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숯불에 올려 찜을 하면 껍질이 살짝 열리며 안쪽에서 자연스레 국물이 우러나 굴 특유의 감칠맛이 배가된다.
익힌 굴은 초고추장이나 다진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으로 만든 양념장을 곁들이면 감칠맛이 살아난다. 익힌 상태에서도 굴의 쫄깃함과 바다 향이 그대로 남아, 입맛을 돋운다.
'하프쉘'은 원물 그대로인 석화를 반만 손질한 것을 말한다. 보통은 남해산이 대부분이며 찜보다는 생으로 자주 먹는다. 하프쉘은 손질이 되어 나와 먹기 편하지만, 많이 세척하게 되면 굴의 향이 날아가므로 흐르는 물에 2~3회 세척 후 먹으면 좋다.
보통 레몬즙을 살짝 뿌려 비린내를 줄이거나 칠리소스나 샬롯과 식초, 후추를 섞은 미뇨네트를 곁들이면 매콤하고 새콤한 맛이 더해져 굴의 고소한 풍미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하프쉘은 와인, 특히 샴페인이나 드라이 화이트와 곁들이면 궁합이 훌륭하다.
또한 굴 위에 위스키를 몇 방울 뿌려주면, 위스키의 향이 굴의 신선한 맛을 강조하면서도, 술의 알코올 향이 익숙한 굴의 고소한 맛과 조화를 이룬다. 이 방법은 특히 스모키한 위스키나 아이리시 위스키처럼 부드럽고 깊은 맛을 가진 종류와 잘 맞는다.
일반 깐 굴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아 실용적이다.
굴전으로 부치거나, 따뜻한 국물 요리인 굴국이나 굴탕으로 끓이면 부드럽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파스타나 크림소스와 함께 사용하면 서양식 요리로, 밥에 넣고 지으면 굴밥으로 든든한 한식 한 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굴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굴에서 종종 발견되는 병원체로, 감염을 막기 위해선 올바른 위생 관리와 조리가 필요하다.
신선한 굴을 선택하고, 생으로 먹는 대신 85~90℃에서 1분 이상 가열해 섭취하면 노로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장염 병력이 있는 경우 생굴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굴 보관법도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껍질째 굴은 습기를 유지하며 5℃ 이하에서 보관하고, 깐 굴은 물기를 제거해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굴을 날것으로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열 조리용 굴을 날것으로 먹게 되면 건강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열 조리용'이라는 문구가 있는 굴은 반드시 충분히 조리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겨울 바다의 대표적인 별미인 굴은 제대로 즐길 때 그 맛이 배가된다. 신선도와 안전을 고려해 섭취하면 노로바이러스 걱정 없이 겨울철 미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