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일우가 연말에 따뜻한 감동을 안겼다.
24일 대한적십자사는 하루 전날 정일우가 연말 자선 바자회 수익금 전액인 1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바자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성수동에서 진행됐다. 정일우는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이노하스와 함께 '메리 기프트마스'라는 이름으로 바자회를 했다.
정일우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이노하스 신제품이 처음으로 공개됐고, 본인의 옷, 신발, 액세서리도 판매했다.
바자회에는 무려 1000명이나 다녀 갔다.
앞서 정일우는 지난달 11일 대한적십자사 연말 자선 모금행사 '레드크로스 갈라'에 참석했을 때 바자회 수익금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었고, 그 말을 지킨 것이다.
정일우는 "바자회에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며 "희귀병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따뜻하게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적십자사 김철수 회장은 "팬들과 함께한 의미 있는 바자회 수익금을 통해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이들에게 따뜻함과 희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정일우의 기부가 더 감동적인 이유가 있다.
정일우는 뇌동맥류를 앓고 있다. 자신도 희귀 질환으로 투병하면서도 아픈 이들을 생각해 선행을 베푼 것이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오른 혈관 질환이다.
뇌혈관의 내측을 이루고 있는 내탄력층과 중막이 손상되고 결손되면서 혈관벽이 부풀어올라 새로운 혈관 내 공간을 형성하는 경우다. 뇌 바닥 쪽의 굵은 뇌동맥에서 90% 이상이 발견되며 나머지는 뇌의 후두부나 숨골을 담당하고 있는 동맥 등 발생한다.
뇌동맥류가 터져 출혈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와 뇌동맥류가 주변 신경조직을 압박하여 비정상적인 신경증상이 나타난다. 뇌동맥류는 지주막하 공간에 위치해 있는데, 출혈 시 일차적으로 지주막하 공간에 혈액이 퍼지게 되며 이를 지주막하 출혈이라고 한다. 출혈 순간 두통이 발생하는데, 환자들은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하다거나 평생 이렇게 아픈 적은 없었다고 표현을 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그는 지난해 9월 MBN '떴다! 캠틴 킴'에 출연했을 때 자신의 병에 대해 담담히 털어놨다.
그는 "(발병한 지) 벌써 10년 가까이 되어간다. 내 몸이고, 내 병이라 이제는 그냥 받아들이고 산다"라며 "뇌동맥류가 있는 걸 알고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다. 판정 받았을 때 시한폭탄 같은 병이라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해서 몇 달 동안 집 밖에도 안 나갔다. 지금도 6개월마다 추적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에는 나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그런 거(지병)에 갇혀있으면 그것만 생각하게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고, 여행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비행기는 타지 말라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