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데 기름 붓는 격”… 연말 과음 후 반드시 피해야 할 '해장 음식'의 정체

2024-12-23 18:01

펄펄 끓는 맵고 짠 음식, 해장 아닌 불난 데 기름 붓는 셈

연말이 다가오면서 술자리가 잦아지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들은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해장국과 김치찌개를 찾으며, 해장 음식점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들 음식이 의학적으로는 과음 후 최적의 해장 음식이 아닐 수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찌개 자료사진. / 위키트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찌개 자료사진. / 위키트리

◈뜨겁고 매운 음식, 불난 데 기름 붓는 격

뜨겁고 매운 김치찌개는 알코올로 손상된 위 점막에 자극을 주며 '불난 데 기름 붓는 격'이 되어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해장 메뉴에서 빠지지 않는 라면은 남아 있는 알코올을 해독하려는 간에 합성조미료와 식품첨가물 같은 추가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해장이 아니라 간에 더 큰 부담을 준다. 이처럼 해장 음식이 왜 '풀리는 느낌'만 주고 실제로 위와 간에 부담을 주는지, 과음 후에 어떤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소화기관을 보호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해장이란, 알코올 후 회복의 비밀은?

음주 후 해장은 알코올로 위축된 위장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다. 술을 마시면 위장은 위산 과다와 알코올 대사산물로 인해 산성화되며 속쓰림을 유발한다. 해장 음식은 이 위산을 중화하고, 음식물 섭취로 위장의 운동을 활성화해 불편한 증상을 완화한다. 또한 음식물이 들어오면 위·식도 괄약근 압력이 정상화돼 구토감이 줄어들고, 몸이 따뜻해지며 땀이 나면서 속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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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을 제대로 하려면? 체내 부담을 최소화하는 음식 골라야

과음 후 해장은 위와 간에 최소한의 부담을 주면서 영양을 공급해야 한다. 맵고 짜고 뜨거운 음식 대신 자극이 적고 영양소가 풍부한 알칼리성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미역과 해조류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고, 두부나 콩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소화 부담을 줄인다. 반면, 자장면이나 기름진 음식은 소화가 느리고 간의 해독 작용을 방해하므로 해장 음식으로 적합하지 않다. 합성 조미료나 첨가물이 없는 자연 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꿀물은 차갑게, 점심에는 따뜻한 음식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는 당과 수분이 필요하다. 술을 마신 뒤 저혈당과 탈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아침에는 꿀물, 식혜, 과일주스, 이온 음료 등으로 당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음료는 차갑게 마셔야 위 점막을 진정시킬 수 있다. 차가운 음료는 알코올로 자극받은 위 점막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이후 점심에는 따뜻한 음식을 섭취해 소화기관의 활동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장은 위와 간만 생각하기 쉽지만, 대장도 신경 써야 한다. 술의 대사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대장의 점막에 특히 취약하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장 점막 세포 사이의 결합을 약화해 유해 세균이나 독소가 장 점막을 통해 몸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 유산균 발효유 등을 섭취하면 대장 건강을 개선하고 독소 제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국 해장은 위와 간뿐만 아니라 대장을 포함한 전체 소화기관의 건강을 돌보는 과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찌개 사진.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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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