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비상계엄을 이끈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네 명이 지난해 말부터 '경기특수'로 불리는 비공식 모임을 가진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 네 명이 일명 '경기특수' 모임에서 비상계엄에 대한 논의를 장기간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이 소식은 21일 조선일보를 통해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경기특수'는 대통령경호처와 옛 기무사령부(현 방첩사령부), 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등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네 기관 기관장들의 사적 모임이다. '경기특수'는 네 기관 명칭의 머리글자(대통령'경'호처, 옛 '기'무사령부, '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를 따서 지어진 이름으로 전해졌다.
해당 모임은 예전부터 있어 왔으나 2020년께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여인형과 곽종근, 이진우 사령관이 동시에 진급해 수도권 지역 사령관을 맡으며 이 시기 경호처장이던 김 전 장관의 주도로 모임이 부활한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모임에 참석해 비상계엄을 시사하는 발언도 여러 차례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 등 공조수사본부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윤 대통령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서 박종준 경호처장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호처가 계엄 직전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게 비화폰을 전달한 배경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조수사본부는 계엄 이틀 전 '롯데리아 모임'에 참여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현 정보사령관, 김모·정모 대령이 현직 대법관인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체포하는 계획을 세웠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정 대령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문 사령관이 계엄 선포 직후 선관위 직원의 이름과 얼굴이 담긴 사진을 보여줬다"라며 "이름은 25명 정도 급하게 받아 적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노태악을 확인하면 된다'는 말을 했다"고도 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노 위원장과 선관위 직원들을 케이블 타이로 묶고 두건을 씌우는 방안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에게 지난 16일 1차 출석 요구에 이어 두 번째 출석요구서를 보내 "오는 25일 오전 10시에 경기 과천시의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가 보낸 탄핵 심판 관련 서류를 닷새째 수령하지 않았다. 헌재 이진 공보관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에 대한 문서 송달 현황은 아직 미배달 상태"라며 "오늘 오전에도 우편집배원이 관저에 방문했지만 경호처가 수취를 거절해 배달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당시 특별한 일정 없이 한남동 관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