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호텔 요금이 급등하면서 일본인들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도쿄 호텔 요금 상승의 주된 원인은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다.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도쿄를 찾은 외국인은 월평균 300만 명에 달하며, 10월까지 누적 3000만 명을 넘어서 역대 최단 기록을 세웠다. 이로 인해 호텔 평균 숙박요금은 급등해 캡슐호텔조차 주말에는 하룻밤에 10만 원을 훌쩍 넘긴다.
IT·경제 전문매체 IT미디어 비즈니스는 도쿄 23구 내 비즈니스호텔 대부분이 1인당 1만 엔(한화 약 9만 3500원)을 넘고, 일부 고급 호텔은 3만 엔(한화 약 28만 원) 이상을 요구한다고 전날 보도했다.
코로나19 이전 5000엔(한화 약 4만 7000원)이던 도쿄 호텔 하루 평균 매출은 2023년 11월 기준 1만 8308엔으로 급증했다.
도쿄 호텔요금 급등의 또 다른 배경에는 인건비 상승과 호텔 공급 부족이 있다. 일본 대표 비즈니스호텔 체인인 APA호텔은 공급 조정으로 2024~2026년 직영점 개업 규모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인바운드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숙박 요금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숙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등장했다. 일부 관광객은 사우나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사우나 이용료는 약 3000엔(2만 7000원) 수준으로, 일반 호텔 숙박비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러나 사우나는 더운 환경과 제한된 공간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출장객 사이에서는 사무실을 숙박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후쿠시마현의 한 기업 대표는 지난달 16일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매주 도쿄를 오는데 정말 비싸다. 호텔서 자다간 파산할 것 같다"면서 "최근에는 도쿄에 사무실을 두고, 그곳에서 자고 있다.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무실 소파에 매트를 깔고 잠을 청한다고 덧붙였다.
캡슐호텔의 경쟁도 치열하다. 코로나19 이전 저렴한 숙박비로 인기를 끌었던 캡슐호텔은 현재 주말 기준 1만 2000엔(한화 약 11만 원)에서 1만 5000엔(한화 약 14만 원)까지 요금이 올랐다. 이 가격에도 예약은 어렵다.
교외 지역 숙박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쿄 도심에서 1시간 거리인 사이타마현이나 하치오지 등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숙박비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그러나 교외 숙소도 주말에는 가격이 급등하며, 도심과의 왕복 이동 시간이 비효율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도쿄 호텔 협회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과 함께 객실 요금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숙박객들은 인터넷을 자주 확인해 저렴한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