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살 노모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두 살배기 때 헤어진 딸과 55년 만에 재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딸 A씨(57)와 어머니 B씨(91), 언니 C씨(60)가 무려 55년 만에 상봉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1968년 11월 생활고로 서울 성동구에 있는 지인의 집에 맡겨졌다. 이후 세월이 지나 이사를 하면서 지방에 있던 지인의 친척 집에서 자라게 되자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성 씨가 바뀌고 새로운 주민등록번호도 발급받았다.
A씨는 가족과 헤어진 지 50여 년이 흘렀지만 가족을 찾기 위해 2019년 3월 서울 강남경찰서를 찾아 실종자 신고와 함께 유전자 등록을 했다.
놀랍게도 올해 5월 9일께 A씨의 어머니인 B씨도 어릴 적 헤어진 딸을 찾기 위해 포항 남부경찰서에 방문해 유전자 등록을 한 뒤 극적인 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경찰은 지난 8월 A씨의 유전자를 재채취한 후 아동권리 보장원과 함께 협력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 대조를 의뢰해 A씨와 B씨가 모녀 사이임을 입증했다.
A씨는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와 가족을 유전자 덕분에 기적처럼 찾게 됐다"라며 기뻐했다. B씨도 "살아생전 잃어버린 딸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 날마다 기도했는데 덕분에 찾을 수 있게 됐다"라며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이 소식이 희망이 되길 바라며 경찰에 감사드린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정동만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지난 10월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접수된 아동 실종 신고는 약 1만 7000건에 달한다.
지난해 접수된 아동 실종 신고 건수는 총 2만 5628건이었으며 이는 3년 전보다 약 34% 증가한 수치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7051건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서울이 555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인천과 부산에서도 각각 2357건과 1483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사전 지문 등록 제도가 시행된 지 이미 몇 년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등록률은 여전히 낮다. 특히 18세 미만 아동의 경우 등록률이 겨우 68%에 그쳤으며 치매 환자는 더욱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