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계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여군을 술자리로 부르더니...

2024-12-19 09:25

육군정보학교장 재임 시절 여군 강제추행

'12·3 비상계엄 사태'를 앞두고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안산의 한 햄버거집에서 만나 계엄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사진은 18일 오후 ‘12·3 비상계엄’ 직전 전현직 정보사령관들이 계엄 직전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에서 비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 매장의 모습. / 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를 앞두고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안산의 한 햄버거집에서 만나 계엄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사진은 18일 오후 ‘12·3 비상계엄’ 직전 전현직 정보사령관들이 계엄 직전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에서 비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 매장의 모습. / 뉴스1
롯데리아 매장에서 계엄 모의를 주도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부 사령관이 재임 시절 여군 교육생을 강제 추행해 불명예 전역한 것으로 드러났다.

JTBC 18일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육군정보학교장 재임 시절인 2018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교육생이던 피해자를 술자리로 불러내 강제로 신체 접촉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피해자가 "부대에 일이 생겨 가야겠다"며 자리를 피하려 하자 노 전 사령관은 이를 막고 강제 추행을 계속했다. 심지어 전속부관이 운전하는 귀갓길 차량에서도 성추행을 멈추지 않았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부 사령관 / 연합뉴스
노상원 전 정보사령부 사령관 / 연합뉴스

피해자는 사건 직후 소속 부대 법무실에 신고했다. 육군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노 전 사령관을 즉각 보직해임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형사입건했다. 군사법원은 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으나, 성범죄자 고지 명령은 면제했다. 신분을 숨길 필요가 있다는 정보사 내부 특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군사법원은 또한 "피고인이 모든 지위와 명예를 상실했다"는 점을 들어 형량을 낮췄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사령관으로 재직한 노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기획과 실행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 계엄을 주도한 비선 라인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육군사관학교 후배인 그는 계엄 포고령 초안을 작성하고 실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조사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이틀 전 경기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대령 두 명을 만나 "계엄이 곧 있을 테니 준비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계엄 상황에서 정보사 산하 북파공작원부대(HID)를 활용하려던 정황도 수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내란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계엄 계획의 중심에서 HID와 암살조 등 북파 공작부대를 사실상 조정하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한 주요 장군 인사에도 개입해 계엄 관련 핵심 인원을 포섭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이 계엄 당일 전후로 김 전 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하며 계엄 실행을 조율한 정황도 있다. 계엄 사태 이후에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교체해 수사망을 회피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행위가 증거 인멸 시도로 판단돼 그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