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사죄하며 이번 사태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유 장관은 취임 후 약 1년 3개월 동안 쌓아온 성과가 이번 사태로 인해 큰 변동성을 겪게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체부 예산 집행 방향 설명회와 출입기자 정례 브리핑에서 유 장관은 먼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계엄 사태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25년부터는 그 과정들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상황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12·3 계엄 발령 당시 자택에서 뉴스를 접했다는 유 장관은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엔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이 G20 회원국이고, 경제·문화적으로 높은 위상을 가진 나라에서 계엄이 발령됐다는 사실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후 모든 국무위원이 계엄에 거부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계엄 발령 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혹시 내가 전화를 못 받은 것인가 싶어 기록을 확인했지만 연락은 없었다.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는 참석했으며, 이후 공무원들과 내부 간담회를 통해 업무의 빈틈없는 추진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계엄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가 폐쇄된 것과 관련해 독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한예종이 설립된 지 30년이 됐다. 이제는 문체부 소속이 아닌 자체 운영이 가능한 국립예술대학으로 독립하는 방안을 고려할 시점”이라며 관계자들과 의견 교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12·3 계엄 당시 한예종은 국무총리실 지침에 따라 폐쇄된 바 있다. 유 장관은 이에 대한 책임으로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유 장관은 “정부 시스템상 내려온 지침에 따른 조치였으며 내 지시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에 대해 유 장관은 “아직 통계적으로 큰 감소가 확인되진 않았다”면서도 “내년 1분기가 고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안정적이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해외에 전파하고 있으며, 코리아그랜드세일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의 각 분야가 국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특히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콘텐츠와 관광, 스포츠 분야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체부는 내년 예산 7조 672억 원의 약 70%를 상반기 중 집행해 정책적 공백을 최소화하고,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