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승격을 앞둔 화성FC가 차두리 감독 선임 이후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지만, 사무국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새출발을 앞둔 구단이 조직 구성부터 난항을 겪으면서 축구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일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김원태 화성FC 유소년 디렉터는 최근 상복을 입고 화성시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그는 신임 사무국장 내정자 A 씨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결사반대' 피켓까지 들었다. 김 디렉터는 A 씨가 과거 여러 축구단 고위직을 역임하면서 메디컬 테스트 비용 횡령과 외국인 선수 불법 이면계약,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등의 의혹으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받은 이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A 씨가 불법 이면계약을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변호사 자문 후 인정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디렉터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고위층이) 한 점 부끄럼 없이 구단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A가) 정상적인 루트를 밟았다면 인정하는데, 다들 반대하는데도 내정됐다"고 강조했다.
화성 FC는 그간 인사 문제로 꾸준히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난달 새 사령탑으로 차두리 감독을 내정한 구단은 12월 차두리 감독 부임 직후 논란의 중심이었던 소통협력실장이 사직서를 내며 갈등을 봉합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국 또 차기 사무국장 임명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구단은 대표이사와 단장 자리가 공석이다. 전임 대표이사는 직원 폭언 혐의로 인한 징계 요구가 있자 자진 사퇴했고, 최근까지 조직 내 갈등의 중심에 있던 최 모 소통협력실장도 지난 5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현재 화성FC가 K리그2 입성 최종 단계만을 남겨둔 중요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구단의 미래가 결정될 시점에 대표이사와 단장을 비롯해 사무국장, 소통협력실장 자리가 모두 비게 되면서 구단 운영에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013년 챌린저스리그(4부)에서 출발한 화성FC는 창단 첫해 3위, 이듬해 우승을 차지하며 성장했다. 2019년 다시 우승을 차지했고, FA컵에서는 4부리그 팀 최초로 4강에 진출하는 기록도 세웠다. 2020년 K3리그로 승격한 후 2023년 또 한 번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화성FC는 내년 1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정기총회에서 K리그2 가입 최종 승인을 받으면 2025시즌부터 14번째 구단으로 참가하게 된다. 가입금 5억 원과 연회비 5000만 원을 납부해야 하며, 현재 8명인 사무국 직원도 정원 20명까지 순차적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한편 화성FC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차두리 감독은 '차붐' 차범근의 아들로 시작해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한국 축구계 아이콘이다. 현역 시절 A대표팀에서만 76경기를 소화한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거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은퇴 후에는 2016년 A대표팀 전력분석관을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A대표팀 코치, 오산고 감독, FC서울 유스 강화실장을 거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테크니컬 어드바이저와 코치를 역임했다. 지난달 화성FC와 2년 계약을 체결한 뒤 12월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현재는 P급 지도자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