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투자를 위해 대출까지 받았던 한 투자자가 대출금을 갚고 난 후 근황을 전했다.
투자자 A 씨는 16일 오후 코인 관련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진지하게 형님들 의견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코인을 접하기 전 빚이 1억 8000만 원 정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금리가 낮아 별다른 부담 없이 지낼 수 있었고, 현금 또한 1억 8000만 원 정도 있어서 '언제든 갚으면 끝이지'라는 마인드로 생활했습니다. 집도 있고, 월세 소득도 기업체 부장님 정도는 나왔습니다. 거기에 하는 사업도 잘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인을 알게 되면서 자지고 있던 1억 8000만 원의 현금을 전부 넣었습니다. 그러다 투자금 1억 8000만 원이 평가금 3000만~4000만 원이 됐습니다. 수익률 약 -80%를 기록했습니다. 액수의 차이만 있을 뿐 다들 수익률 -70~80%는 겪어 보셨을 겁니다. 존버 하거나 떠나셨겠죠. 이렇게 큰 손실을 보고 있을 당시 '다시 코인이 올라서 빚만 갚을 수 있다면...'이라는 마인드로 지금까지 버텨왔습니다. 알트코인들 단타 하며 이런 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 답이 없더군요. 그래서 인생 베팅한다는 심정으로 마지막 은행 대출 6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때는 신용대출도 안 되는 시기였는데, 워낙 신용도가 좋고 담보도 있어서 이것저것 다 끌어모으니 저 정도 대출받을 수 있더라고요. 이 돈마저 전부 비트코인에 넣고 존버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빚은 1억 8000만 원에서 6000만 원 더해서 2억 4000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조금 정리 해서 지금은 2억 1000만 원으로 줄었습니다"라며 자신의 보유 자산 내역을 인증했다.
사진을 보면 A 씨의 코인 계좌엔 2억 1458여만 원의 현금 자산과 비트코인 1.5개가 있다.
A 씨는 "조언 좀 구하겠습니다. 현금 자산 2억 1000만 원으로 빚을 갚은 다음 나머지 비트코인 1.5개로 투자할지, 아니면 비트코인 추가해서 트럼프 호재 노릴지 고민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대다수 누리꾼들은 "빚 청산부터 하고 나머지로 투자하시라"고 조언했다.
A 씨는 누리꾼들의 조언을 곧바로 행동으로 실행했다. 그는 "은행 일일 이체 한도가 1억 5000만 원이라 먼저 갚고, 나머지는 내일 갚기로 했습니다. 진짜 마음이 편하네요. 진심 담긴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지금도 저 창문 너머 1~2년 뒤 저의 영혼이 빚 갚지 말고 존버하라고 속삭이는 것 같지만 지금 제 선택이 맞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제겐 아직 1.5개의 비트코인이 있으니까요"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A 씨는 다음 날인 17일 오전 총 2억 1000만 원의 빚을 상환했다는 내역을 인증하며 "비트코인은 지금도 상승하고 있네요. 안 갚고 가지고 있었으면 몇백만 원 수익 봤겠지만 후회는 안 합니다. 지금 이 기분은 몇천만 원 먹은 기분입니다"라고 덧붙였다.
A 씨는 마지막 인증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1만 퍼센트 옳은 선택이다. 고생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게도 이런 날이 오길...", "이런 글 올라올 때마다 정말 기분이 좋다" 등 축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