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방화로 전신화상 입은 아들… 1차 치료비만 3억 3000만원

2024-12-17 17:43

온정의 손길 쇄도…나흘만에 5억원 답지

최근 경북 포항에서 아버지가 지른 불에 전신 화상을 입은 20대 청년의 가족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누리꾼들에게 도움을 호소하자 나흘 만에 5억원의 성금이 답지했다.

화상 환자를 지원하는 베스티안재단은 최근 포항 화재 사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모금에 나서 이날 1차 목표액인 5억원을 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성금은 모두 피해자 치료비로 사용된다.

앞서 지난 2일 오전 포항시 북구 한 아파트에서 부탄가스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60대 아버지가 숨지고 20대 아들 두 명이 다쳤다.

불이 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북 포항시 북구 한 아파트. / 뉴스1
불이 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북 포항시 북구 한 아파트. / 뉴스1

이후 피해자 형제 중 장남이라고 밝힌 A(24) 씨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동생 B(21) 씨 수술비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저는 얼굴과 손 2도 화상이고 동생은 3도 화상으로 생사 갈림길에 서 있다"며 "화재보험도 혜택을 못 보는 실정이고 병원비도 1차 3억 3400만원, 2차 5억원이라고 하는데 동생이 수술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글을 올렸다.

A 씨는 다행히 수술 후 안정을 찾았지만, B 씨는 전신 3도 화상을 입어 기증된 피부 조직을 이식받아 힘겹게 연명하는 상황이다. 담당 의사 소견으로 그가 회복할 확률은 5% 남짓이라고 한다.

B 씨는 지금까지 건강보험 급여 처리가 되는 조직들을 사용해 재생 치료를 받았지만, 이 방법만으론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병원에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자가 배양 피부 이식’ 수술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11살 때 MBC ‘TV 특종 놀라운 세상’에 출연해 연주 실력을 뽐낼 정도로 색소폰 신동으로 소문났고, 그 실력을 갈고닦아 한양대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해군 전역 후 복학을 준비하던 중 변을 당했다.

베스티안재단은 피해자 가족과 지인의 요청을 받아 지난 14일부터 모금 계좌를 개설해 기부금을 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모금이 쇄도하면서 나흘 만에 5억원을 달성했다.

B 씨와 비슷한 시기에 해군에서 근무한 선후임 동료들도 SNS를 통해 모금 활동에 나섰다.

재단 관계자는 "오늘 1차 모금을 종료했는데 추가 모금을 진행할지는 피해자 가족과 지인이 판단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