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현직 정보사령관이 롯데리아에서 만나 계엄을 모의하는 모습을 담은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했다고 JTBC가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이 최근 경기 안산시 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이들의 모의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에도 해당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해 CCTV 영상 확보와 관련된 공문을 전달했다. 이곳은 지난 1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현 정보사령관이 만나 계엄 사태를 사전에 논의한 장소로 지목됐다. 두 사람은 정보사 소속 김 모 대령과 정 모 대령도 불러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정 대령은 당시 상황에 대해 “햄버거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해서 일단 햄버거부터 먹었다”며 “노 전 사령관이 부정선거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인하면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거라며 너희들이 중앙선관위 전산실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정 대령과 김 대령은 전·현직 정보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계엄 당일 중앙선관위 서버실 장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구속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사령관은 계엄 당일 국회의사당에 병력을 투입해 본관 진입을 시도한 핵심 지휘관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사령관은 형법상 내란죄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다. 지난 15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전날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 이어 네 번째로 구속됐다.
이 사령관은 계엄 사태 당시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제1경비단 병력 약 200여 명을 국회에 투입했다. 또한 여 사령관은 계엄군이 체포한 국회의원을 구금할 장소로 수방사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 사령관은 더불어민주당의 김병주·박선원 의원과 면담하며 “비상계엄 선포 전 김 전 장관에게서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계엄 선포 이후 국회에 병력을 보내라는 추가 지시도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본회의장에 있던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령관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대륜 측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이었기 때문에 적법하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군인이 법적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위해 지난 8일 김창학 수방사 군사경찰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12일에는 수방사 사령부와 이 사령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13일 조백인 수방사 참모장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한 데 이어 군사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받아 이 사령관을 체포했다.
이진우 사령관은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전 장관의 육사 후배이자 올해 초 논란이 됐던 ‘한남동 공관 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이다. 당시 김 전 장관은 대통령 경호처장 시절 이진우, 여인형, 곽종근 사령관을 불러 비공개 모임을 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