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에서 벌목 작업을 하던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센터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6분께 경기 광주시 산성리 남한산성 영춘정(迎春亭)인근에서 60대 남성 A씨가 나무에 깔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구조대원 20명과 구급차 등 장비 7대를 투입해 A씨를 구조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는 세계문화유산센터 소속 기간제 직원이다. 지난달 말 내린 폭설로 부러진 나무를 벌목하는 과정에서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머리를 충격해 참변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광주시는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아울러 함께 벌목 작업을 했던 동료 등 현장 관계자를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벌목은 큰 위험성을 동반하는 작업이다. 베거나 쓰러뜨리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무가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작업 도중 나무에 깔리거나 미끄러져 떨어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벌목 현장은 가파르고 미끄러운 지형이 많아 작업자에게 위험이 더욱 크며, 무거운 장비와 도구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벌목 등 산림작업 도중 목숨을 잃은 산림 종사자가 8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산림청에서 받아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각각 17명, 2021년과 2022년 각각 13명, 2023년 17명이 사망해 총 77명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강원이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12명, 경남 10명, 충북 8명, 충남 6명 등의 순이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나무에 깔리는 사고가 33명으로 가장 많았고, 떨어짐 12명, 절단·베임 3명 등이 뒤를 이었다.
부상자는 같은 기간 총 4884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1000명, 2020년 1013명, 2021년 933명, 2022년 955명, 2023년 983명이 발생했다. 부상 원인은 부딪힘·맞음이 1409명으로 가장 많았고, 절단·베임(1368명), 깔림(843명), 넘어짐(740명)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벌목 작업의 위험성을 줄이려면 사전 계획과 안전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작업 전 지형을 철저히 파악하고, 나무가 넘어질 방향을 예측해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안전모와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작업 중 다른 작업자와의 소통을 유지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 절차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