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수록 커피를 꼭 마셔야 한다.
한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매우 많은 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평균인 152잔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특히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일부러라도 커피를 많이 마셔야하는데,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도 있다.
중국 쑤저우대 의대 공중보건대 빙얀 리 교수팀은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사람에게 커피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봤다.
연구팀은 미국 성인 1만 639명을 2007~2018년까지 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를 좌식 시간에 따라 4시간 미만, 4~6시간, 6~8시간, 8시간 이상 그룹으로 나누고, 커피 섭취량에 따라 안 마시는 사람, 326g 미만, 326~540g, 540g 이상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전체 요인을 고려해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좌식 시간이 길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커졌는데, 이를 커피로 낮출 수 있었다. 장시간 앉아 있을수록 사망 위험이 올라가는 경향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룹에서만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오래 앉아 있더라도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좌식으로 수명이 단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명확한 커피의 기전은 확인되지 않았는데, 커피는 1000여 개 이상의 생리활성 물질이 있는 복잡한 화합물이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뜨거운 커피와 차가운 커피, 어떤 게 더 몸에 좋을까?
뜨거운 커피의 대표격인 아메리카노는 커피의 일종인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에 희석시켜 만든 음료다. 대한민국 카페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료로 많은 선호층을 가지고 있다.
차가운 커피의 대표격인 콜드브루는 이름 그대로 차가운 물에 우려내는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다. 찬물에 우려내는 특성상 시중의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콜드 브루 커피는 차가운 아이스 커피만 가능한 경우가 많다.
아메리카노는 콜드브루보다 항산화 물질이 더 많이 함유돼 있다. 항산화 물질은 체내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줄여 세포 손상을 막고, 심장병, 신부전, 암 같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토머스제퍼슨대와 필라델피아대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아메리카노의 항산화 능력은 평균 23.77로, 콜드브루의 17.9보다 높다.
2018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서도 콜드브루보다 아메리카노에 항산화 물질이 더 많이 포함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뜨거운 물로 커피를 추출할 때 원두에서 더 많은 영양소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장이 약한 사람은 뜨거운 아메리카노보다 차가운 콜드브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커피는 오래 가열할수록 산성도가 높아지며 쓴맛과 신맛이 강해진다. 찬물에 원두를 우리는 콜드브루는 산성도가 낮아 위장을 덜 자극한다.
토머스제퍼슨대 화학과 니니 라오 교수는 "산도가 낮은 커피를 원한다면, 다크로스트로 만든 콜드브루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완화 측면에서는 뜨거운 커피가 더 효과적이다.
뜨거운 커피는 차가운 커피보다 향과 맛이 강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농업 식품 화학 저널에 따르면, 뜨거운 커피를 마신 사람들의 피로와 스트레스 수준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영국 메모리얼 헤르만 슈거랜드 병원 마지드 바싯 박사는 "뜨거운 커피는 많은 증기를 방출해 커피 향을 들이마신 사람들이 더 편안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