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에 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 생물학과의 레지 커라빌라 교수와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후 8주 동안 완전한 어둠 속에서 자란 쥐와 하루 절반은 빛, 절반은 어둠 속에서 자란 쥐의 대사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어둠 속에서 자란 수컷 쥐는 빛 속에서 자란 쥐에 비해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고 글루카곤 분비가 감소했다.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을 조절한다.
어둠 속에서 자란 수컷 쥐는 비탄수화물을 혈당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지질을 효율적으로 분해하지 못했다. 이러한 대사 과정은 교감신경계에 의해 지원된다.
연구팀은 빛이 없으면 교감신경계의 활동이 방해받아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교감신경계가 약해진다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쥐에게 차가운 자극을 주어 교감신경계의 상태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어둠 속에서 자란 쥐는 차가운 자극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결함은 어둠 속에서 생활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두드러졌다.
또한, 어둠 속에서 자란 쥐가 빛이 있는 환경에 노출되면 대사가 회복되는 것도 확인됐다. 어둠 속에서 자란 쥐가 5주 동안 하루 12시간은 빛이 있는 곳에서, 12시간은 어둠 속에서 생활하게 했을 때는 대사가 부분적으로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장기간 어두운 환경에서 생활하면 인슐린 저항, 포도당 불내성, 체중 증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사람에게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빛이 대사에 미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당뇨병, 비만 등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