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꿈나무들의 안타까운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해 '음주차량 사고' 이후 1년 6개월 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사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지난해 4월 27일 오후 8시 14분쯤 경북 청송군 파천면의 편도 1차선 도로서 발생했다. 당시 1톤 트럭을 몰던 70대 운전자는 중앙선을 넘어 정속 주행 중이던 승합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고가 난 승합차에는 광주 한 초등학교 배드민턴부 선수단 소속 초등학생 6명과 코치 1명이 탑승해 있었다. 학생들은 경북 청송에서 개최된 전국 단위 배드민턴 대회를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안타까운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초등생 6명과 코치 1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당시 잠들어 있던 학생들은 안전벨트 덕분에 다행히 생명을 건졌다.
사고 당시엔 초등학생 선수단의 사고 소식만 알려졌으나 추후 이뤄진 경찰 조사에선 트럭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하는 사고를 낸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트럭 운전자는 이 사고로 사망했고,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고 매체는 말했다.
이와 함께 초등학생 선수단의 근황이 전해졌는데, 사고 일로부터 1년 6개월 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당사자들은 여전히 사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드민턴 선수로서 촉망받는 A 양(13)은 다리와 갈비뼈가 골절됐다. 안전띠를 맨 부위에는 깊게 쓸린 화상 자국이 남았다. 전치 12주의 중상이었다. A 양은 약 2주 전에도 서울의 한 병원에서 내부 출혈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당시의 사이렌 소리, 구급 대원들의 모습, 구급차에 실려가는 또래 선수들의 모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는 A 양은 여전히 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의 꿈을 안고 있지만, 문제는 후유증이다. 운동할 때마다 무릎 통증에 시달리고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장이 꼬여 긴급처치를 3번이나 받아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각한 후유증에도 피나는 노력 끝에 최근 체육중학교 진학을 위한 능력평가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전치 4주에서 최고 14주의 중상을 입은 다른 학생들도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랜 기간 사고 치료와 재활 치료를 견디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사고 당시 승합차 운전대를 잡았던 코치 B 씨도 현재까지 재활을 받고 있다. 몸도 몸이지만, 책임교사로서 아이들의 부상에 자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이들이 모두 각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체대생을 꿈꾸던 선수 2명이 결국 불합격됐다"며 말을 채 잇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하지만 음주 사고 가해자가 사망하고 후속 조치가 부족한 상황은 이들의 정상적인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A 양의 아버지는 "선수단 아이들이 전국 대회에서 1~4위를 다투던 상위권이었는데, 사고 이후 순위가 꼴찌로 떨어졌다"며 "음주 운전을 저지른 가해자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방법조차 없다"고 한탄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당시 광주시배드민턴협회는 교통사고 피해를 입은 초등학생 선수단을 위해 시민들로부터 성금을 받았다. 후원에는 안세영 선수를 비롯해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십시일반 참여했고 협회는 지난해 7월 시교육청에 성금 1442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