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역대급 ‘불명예’ 기록이 나왔다. 1쿼터 0점. 아산 우리은행이 한 쿼터 동안 단 한 점도 넣지 못하며 여자농구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했다.
이 충격적인 장면은 16일 오후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WKBL 정규리그 우리은행과 인천 신한은행 경기 도중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1쿼터 동안 10분 내내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는 여자프로농구는 물론 남자프로농구를 포함한 국내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다.
이날 우리은행은 1쿼터 동안 2점슛 6개와 3점슛 10개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자유투 기회조차 한 번도 얻지 못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1쿼터 동안 14점을 기록하며 리드를 잡았다. 결국 우리은행은 경기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채 43-57로 패배하며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번 기록은 기존 한 쿼터 최저 득점 기록이었던 1점을 넘어섰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2월 6일 신한은행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4쿼터에 자유투 1점만 올린 사례였다. 여자농구뿐 아니라 1997년 출범한 남자프로농구에서도 한 쿼터 무득점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날 우리은행 부진은 팀 핵심 선수 김단비 결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단비는 팀 에이스로, 올 시즌 경기당 평균 21.4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팔꿈치 통증으로 이날 출전하지 못했고, 우리은행은 공격 전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우리은행은 2쿼터부터 반격을 시도했으나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WKBL 2위 팀으로서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고 시즌 5위에 머물러 있던 신한은행에 무릎을 꿇었다.
우리은행의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최근 WKBL 전체에서 득점력 부진이 눈에 띄고 있다. 이번 12월 들어 여자프로농구에서 40점대 득점 경기가 무려 8차례나 나왔다. 이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폐지된 이후 스타 선수 부재와 하향평준화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자농구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간다. WKBL은 오는 21일과 22일 부천체육관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하며, 정규리그는 1월 1일에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