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원인 불명의 질병이 퍼지며 주민과 의료진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등 매체들이 15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매체들에 따르면 해당 질병은 현지에서 ‘춤추듯이 흔들린다’라는 뜻의 '딩가딩가(Dinga Dinga)'로 불린다. 지금까지 약 300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환자 대부분 소녀를 비롯한 여성이다.
딩가딩가 병은 열과 과도한 신체 떨림을 유발해 환자들이 정상적으로 걷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우간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 질병은 현재까지 분디부조(Bundibugyo) 지역에 국한돼 발병하고 있으며, 인근 지역으로 확산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키이타 크리스토퍼 분디부조 보건 책임자는 "이 질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환자들의 샘플을 보건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행히 사망 사례는 없으며 대부분 항생제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박사에 따르면 딩가딩가에 감염된 환자들은 병원 치료를 받을 경우 대개 일주일 이내에 회복된다고 한다. 그는 일부 주민이 전통 허브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는 데 대해 강력히 경고하며 "과학적 근거가 없는 허브 치료는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은 딩가딩가의 증상을 매우 혼란스럽고 두렵게 받아들이고 있다. 감염자인 여성 파티언스 카투시메는 "몸이 흔들리면서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상적인 움직임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분디부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 현재는 회복된 상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을 처음 경험한 환자들에게는 이 병이 큰 심리적 충격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 질병이 기존에 알려진 다른 감염병과는 다르게 갑작스럽고 극심한 떨림과 근육 약화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딩가딩가는 지난해 처음 보고됐다. 아직 그 원인이나 전염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지역 의료 시설이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 병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성 감염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충분한 데이터가 없어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이 질병의 확산은 우간다를 포함한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직면한 또 다른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딩가딩가 발병은 우간다와 인근 국가에서 최근 보고된 원숭이두창(mpox)의 확산과도 연관돼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 변종을 글로벌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하며 긴급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WHO는 이 변종 바이러스가 이전에 보고된 것보다 전염성이 높고 치명적이라면서 국제 공조를 통해 연구와 백신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에 따르면, 올해에만 1만7000건 이상의 원숭이두창 의심 사례와 517건의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동아프리카는 지속적인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공중보건 시스템이 큰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딩가딩가와 같은 새로운 질병이 지역 사회에서 확산하면서 보건 당국은 주민들에게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박사는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보건 시설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건 시설의 부족과 의료 접근성의 한계로 인해 많은 주민이 전통적인 치료법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환자들의 회복 가능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질병의 확산을 막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