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국민의힘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내친 이후 두 가지 방향으로 퇴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둘러싼 여당의 혼란 상황을 두고 이같이 분석했다.
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나는 '탄핵의 강'이다. 이준석은 당 대표 선거 당시 TK(대구·경북)에 내려가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며 정면승부했다. 그를 대표로 선출하며 국민의힘은 잠시나마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탄핵의 강' 발언은 3년 전 그가 국민의힘 당 대표로 취임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1년 6월, 대구에서 열린 당 대표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정당했다고 본다"며 지역민들에게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 발언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 내 갈등의 골을 봉합하고 미래를 내다보자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찬반을 놓고 다시금 내홍을 겪고 있다.
진 교수는 국민의힘의 또 다른 퇴행으로 '선거조작설'을 꼽았다. 그는 "이 의원은 대표 선출 전후로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을 정면 비판했다. 덕분에 이들을 당에서 주변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 시절 부정선거설을 주장하는 극우 유튜버들의 영향을 차단하는 데 힘썼다. 그는 SNS를 통해 "부정선거 음모론 세력이 미친 짓 할 때마다 이를 막느라 고생했다. 하지만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에게 물들었다"며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진 교수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음모론을 주변에서 중앙으로 끌어들인 결과다. 당이 탄핵의 강을 건너놓고도 다시 되돌아갔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온건 보수로의 변화를 추구했던 이준석 전 대표의 노력을 스스로 무산시킨 점이 현재 위기의 본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에도 여당이 한동훈 대표를 내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처참한 결과를 보고도 여전히 반복하는 모습이 한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