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재지명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내란 혐의를 받는 대통령이 다른 자리도 아닌 국방부 수장 자리를 지명하는 게 옳으냔 말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으나 최 전 대사가 이를 고사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을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하려 했으나 한 의원 역시 난색을 표했다. 한 의원은 중장 출신이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임명 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충암고 동문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현재 구치소에 갇혀 내란 혐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한겨레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 후보를 고사한 최 대사는 현재 외교부 본부에 대기 상태로 머무르고 있다.
최 전 대사는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역임한 직업군인 출신이다. 육군사관학교 41기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세 기수 후배다. 2022년 대선 당시 김 전 장관과 함께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다.
최 대사의 복귀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은 공사의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대사가 직접 외교 활동을 이끌던 시기와 비교하면 외교적 무게감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방뿐만 아니라 중동 정세를 관리하는 데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다. 김용현 전 장관이 내란 혐의로 체포돼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무리하게 최 대사를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하면서 외교 공백이 발생한 셈이다.
윤 대통령이 최 대사에 이어 한기호 의원에게까지 국방부 장관 후보를 제안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군 통수권 행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내란 혐의를 받는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려는 시도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시도가 국가 안보와 군 통수권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