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알뜰살뜰 모은 300만 원을 기부한 익명의 할머니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충주시에 따르면 지난 6일 털모자를 쓴 할머니가 충주시청을 찾아왔다고 한다. 할머니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지나가는 공무원들을 붙잡고 "기부하고 싶은데 어디서 하는거냐"고 물었다.
공무원들의 안내를 받고 5층 복지정책과 사무실을 찾은 할머니는 "살아오면서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힘든 겨울을 보낼 이웃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지만 농사 일하면서 틈틈이 돈을 모았다"며 하얀 은행 봉투에 든 300만 원을 꺼냈다.
봉투 안에는 5만 원권 현금 300만 원이 빼곡하게 들어있었다.
할머니의 마음을 접한 이미경 희망복지팀장과 황지연 주무관은 할머니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이름과 거주지를 물었다. 이에 할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사진 찍히고, 이름 내는 것 바라지 않는다. 그냥 충주에 산다"며 "밭일하며 틈틈이 모았으니 더 이상 알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만 남기고 시청을 떠났다.
할머니의 마음을 파악한 직원들은 궁금한 것들을 더 이상 묻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문 앞까지 배웅했다.
황 주무관은 "한 20분 남짓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참 따뜻한 시간이었다"며 "성금은 충주 사랑 기금에 넣었다가 할머니의 뜻대로 저소득층 이웃을 위해 쓰려 한다"고 밝혔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SNS에 해당 사연을 전하며 "할머니의 순수한 마음을 존중한 직원들은 더 많은 것을 묻지 않고 배웅했다"며 "소중한 성금은 저소득층 이웃을 위해 잘 쓰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요즘같이 어수선한 시기에 이런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아직까지 살만한 것 같다", "나도 저렇게 늙어갔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