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음란물 사이트 홍보를 위해 10대 학생들에게 경복궁 담장 낙서를 사주한 혐의를 받는 일명 '이팀장' 강 모 씨(30)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강 씨에게 징역 7년형을 선고하고 40시간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 추징금 2억 1000여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강 씨에게 10만원을 받고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벼락에 페인트로 강씨가 운영하는 음란물 사이트 이름을 낙서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임 모 군(18)에게는 장기 2년, 단기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임 군 범행 현장에 동행한 뒤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해 이를 언론사에 제보한 김 모 양(17)과 강 씨 사이트 운영을 도운 혐의를 받는 조 모 씨(20)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 씨에 대해 “경복궁이라는 상징적 문화재를 더럽혀서 사회적 충격을 야기했고, 피고인의 범행을 모방한 범죄가 다음날 발생하기도 했다”며 "복구에 상당한 예산과 인원을 들였지만 완전한 복구는 불가하며, 1억 3000만원이 넘는 복구 비용을 보상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의 이용자들을 통해 범죄수익을 올리기 위한 범죄란 점에서 동기나 행태에 있어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강 씨는 수사 중에 도주하고 법정에 이르기까지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내 책임을 전가하려 했지만, 마지막 증거가 제출되자 자백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임군에 대해서는 “고등학생으로 나이는 어리지만 문화재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장에 래커칠을 하는 등 매우 충격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강 씨는 지난해 12월 텔레그램을 통해 만난 임 군 등에게 경복궁 영추문,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경찰청 담장에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명이 기재된 약 30m 문구를 페인트로 낙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더해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며 저작권법·청소년성보호법·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하고,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배포한 혐의도 있다.
강 씨는 지난 5월 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요청해 수갑이 풀린 틈을 타 도주했다가 이내 다시 붙잡히기도 했다.
이후 지난 8월 첫 재판에서 "낙서 지시를 주도한 것은 본인이 아닌 '김 실장'이라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재판 과정에서 이전의 주장을 뒤집고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