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곽경택 감독 “동생 곽규택 탄핵 투표 불참 실망… 尹 대통령 탄핵해야”

2024-12-12 16:30

“지난 3일 밤을 떠올리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곽경택 감독이 자신의 친동생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일부에서 영화 '소방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직접 입장을 밝혔다.

곽경택 감독.  / 연합뉴스
곽경택 감독. / 연합뉴스

곽 감독은 12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영화 '소방관'이 관객들에게 선보이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사연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코로나19, 배우 음주 문제, 그리고 이번엔 개봉 전날 발생한 비상계엄까지 겪었다. 지난 3일 밤을 떠올리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현재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제 몸을 감싸고 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심정일 거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곽 감독은 이어 “저희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표결에 불참하면서 영화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분들이 있다”며 “저 또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에게 실망하고 분노한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곽 감독은 윤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국제적으로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옳다. 그렇지 않다면 탄핵을 받는 게 마땅하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정치적 혼란의 시기를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극복해왔다. 2024년 말의 이 어려운 시기 또한 잘 헤쳐 나가리라 믿는다”며 “앞으로도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나 책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국회의 해제 요구로 약 6시간 만인 4일 새벽 해제를 선언했다. 이후 7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거 불참으로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지난 4일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영화 '소방관'. /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지난 4일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영화 '소방관'. /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이 과정에서 곽 감독의 친동생이 곽 의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부에서 영화 '소방관'에 대한 불매 운동과 함께 입장을 밝혀 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곽 감독이 직접 논란을 진화하려 나선 것이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배경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목표에 매진한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11일까지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이다.

이하 곽경택 감독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십니까 영화감독 곽경택입니다.

최근에 저희 영화 '소방관'이 관객분들을 만나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곡절과 사연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와 배우 음주, 그리고 이번에는 개봉 전날 비상계엄까지. 지난 12월3일의 밤을 생각하면 솔직히 저도 아직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그리고 천만 다행히도 영화 '소방관'이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그 불안감은 제 온몸을 감싸고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심정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저의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국민의 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영화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솔직히 저는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정치적 혼돈의 시기를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왔고 2024년 말의 어려운 시기 또한 잘 극복할 거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내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나 책으로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