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를 자주 호소하는 노인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암 발생 확률이 두 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0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학술지 '영국 일반 실무 저널'을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7~2017년 병원 치료를 받은 약 72만 5000명의 의료 데이터를 연령별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피로를 호소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237개의 질병 발생률이 현저히 높았다. 이 중 127개의 질병은 피로를 느끼는 남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났고, 151개의 질병은 피로를 호소하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다.
특히, 80세 이상의 피로를 호소하는 남성의 암 발생률은 7%로, 같은 연령대의 다른 이유로 병원을 방문한 남성의 암 발생률 3%보다 두 배 높았다.
또한, 피로를 느끼는 80세 이상의 남성은 폐렴과 급성 신손상 발생 위험도 5% 더 높았다.
피로는 암의 초기 증상 중 하나다. 종양이 성장하면서 신체의 영양분을 흡수해 에너지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암이 발생하면 면역 시스템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사이토카인(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분비하는데, 이 과정에서 피로가 유발될 수 있다.
특히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호르몬 생산을 변화시켜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폐암과 위암은 호흡 곤란과 체액 축적을 일으켜 신체적 피로를 초래할 수 있다.
이렇듯 피로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는 비특이적 증상이지만, 특히 노인에게는 암을 포함한 다른 질병의 신호일 수 있어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연구팀은 "피로를 자주 느끼는 노인 남성은 암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