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심의 국무회의를 주재할 당시 너무 격노해 아무도 계엄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오랜 지인인 법조인 A 씨에게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12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A 씨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 장관이 말하길, 계엄 국무회의 때 윤 대통령 얼굴이 이미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더라. ‘저 정도로 격한 상태면 (비상계엄을) 아무도 못 막는다’ 생각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이 국무회의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한 게 있다면’이란 물음에 A 씨는 “3일 밤에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하니까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4, 5명이 이미 와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아이고 잘 왔어. 빨리 설득해 봐. (대통령이) 계엄을 한대’라고들 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자리에 모인 국무위원들이 뭘 하고 있었는지 묻자 A 씨는 “국무위원들이 한두 어명씩 모여서 대통령한테 가서 설득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고 한다. 대통령은 원래 비상계엄 선포를 10시에 발표 예정이었어서 장관들이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하려고 하니까 의사정족수(11명)를 못 채우면 안 된다고 설득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더라. 이 장관 얘기로는 평상시에도 국무회의하면서 대통령 앞에 있는 장관들이 고양이 앞에 있는 쥐래. 단 한 사람도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찬성한다, 반대한다 이런 얘기를 못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계엄 당일에도) 소수의 인원만 대통령 방에 가서 얘기하고 그런 식으로“라고 답했다.
A 씨는 이 전 장관이 기억하는 대통령의 당시 모습은 어땠는지 묻는 물음엔 “이 장관은 본인 생각엔 대통령이 얼굴이 달아올라 있더래. 그래서 본인은 안 거지 감정적으로 격해 있으니 저 정도면 아무도 못 막는다. 그래서 이 전 장관은 국무위원들이 차라리 좀 안 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은 뭐라고 말하며 대통령을 설득했는지 묻자 A 씨는 “이 장관은 이 시기가 적절하지 않고, 계엄을 선포할 만한 적정한 시기가 아니고 요건이 안 됐다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국민들이 계엄을 납득하겠냐고 말을 했다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한겨레 인터넷판 보도 내용도 비슷하다. 매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격노한 상황에서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말도 없이 나간 지 1분 만에 곧바로 비상계엄 선포 생중계를 했다. 계엄 선포를 논의한 국무회의는 대기 시간 등을 포함해 불과 5분간 열렸다. 오후 10시17분 시작돼 5분 만인 밤 10시22분 끝났다.
국무회의 도중 갑자기 나간 윤 대통령은 생중계 카메라가 대기 중인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야당을 “범죄자 집단 소굴” “괴물”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이라고 맹비난하더니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국무회의장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윤 대통령이 어디 갔는지 궁금하게 여기던 상황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윤 대통령 육성이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