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주주들이 10일(현지 시각)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회사 자산에 비트코인(BTC)을 포함시키는 제안을 거부하면서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간에 급락하며 시장 불안정을 드러냈고, 마이크로소프트 주가 또한 하락했다.
이번 제안은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가 비트코인을 회사 자산으로 편입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지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이사회는 이를 불필요한 평가로 간주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는 "회사는 이미 주주들의 장기적 이익을 위해 자산을 신중히 관리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공공 평가 요청은 회사 운영에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결정은 회사가 암호화폐와 거리를 두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한때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했으나, 2016년 낮은 사용률과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를 중단한 바 있다.
비트코인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 온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의 견해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빌 게이츠는 과거 인터뷰에서 암호화폐가 실질적인 가치보다 투기적 성격이 강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9만 8327달러에서 9만 4386달러로 하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후 낙폭을 만회해 11일(한국 시각) 오후 9시 50분 기준 9만 8323달러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기술 대기업의 암호화폐 정책이 시장 심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해당 발표 직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도 이번 논란의 영향을 받았다. 회사 주가는 10일(현지 시각) 종가 기준 443.33달러로 전일 대비 0.60% 하락했다. 해당 투자 거부 결정이 기술주와 암호화폐 간의 불확실한 관계를 부각시켰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