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좋은 영양소로만 알았는데…“콜라겐, 암 악성화와 전이 촉진한다”

2024-12-10 17:13

“암의 악성화와 전이를 촉진하는 신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피부 노화 방지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콜라겐이 암의 악성화와 전이를 촉진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콜라겐. / kosant dejnonsang-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콜라겐. / kosant dejnonsang-shutterstock.com

10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생명과학부 남정석 교수 연구팀이 암 전이 단백질 '디스에드헤린(Dysadherin)'이 콜라겐을 분해하고 재배치해 암의 악성화와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디스에드헤린은 정상 세포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암세포에서만 발현하는 단백질로, 미국 국립 인간유전체연구소(NHGRI)의 질병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서 암 전이 단백질로 분류되고 있다.

침윤성(암세포가 주변 조직을 침범하는 능력)과 전이성(암세포가 원래 발생한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퍼지는 능력)이 강한 암일수록 디스에드헤린의 발현 정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 앞서 연구진은 2022년 선행 연구에서 디스에드헤린이 세포신호변환을 통해 암의 악성화 및 전이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단일세포 공개데이터 분석과 임상 조직 분석을 통해 디스에드헤린이 종양 미세환경 내 세포외기질의 대표적 구성 성분인 콜라겐의 리모델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디스에드헤린이 메트릭스 메탈로프로티에이즈-9(MMP9)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콜라겐의 분해 및 암 연관섬유아세포의 활성화를 촉진해 콜라겐의 재배치를 유도한다고 전했다.

MMP9은 단백질 분해 효소의 일종으로 콜라겐과 같은 ECM 구성 요소를 분해하여 조직 재구성, 세포 이동, 염증 반응, 상처 치유 등 다양한 생리적 과정에 관여한다.

특히, 암 연구에서 MMP9은 암세포의 침윤성과 전이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MMP9이 암세포 주변의 ECM을 분해하여 암세포가 주변 조직으로 퍼지기 쉽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화 마우스를 통해 디스에드헤린/MMP9 신호전달 매개의 콜라겐 리모델링이 면역억제 및 혈관신생을 촉진해 암세포 친화적 종양 미세환경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간화 마우스는 실험용 쥐에 인간의 세포나 조직을 이식하여 인간의 면역 시스템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 실험 모델이다. 이 모델은 인간의 질병을 연구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남정석 교수는 "이번 연구가 암 전이 단백질인 디스에드헤린에 의한 종양 미세환경 변화를 통해 암의 악성화와 전이를 촉진하는 신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