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등학교 학생회가 학교와 학생들을 향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10일 충암고 학생회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장문을 올려 최근 비상계엄 이후 벌어진 상황을 설명했다.
학생회는 "12·3 사태로 인한 시민의 분노는 충암고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하고 있다"며 "사태 이후 교복을 입은 학생들에게 폭언을 하고, 취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거나 교무실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피해 사례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재학생들은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무고하다. 논란의 인물들은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난 졸업생이다"라며 "이들은 교육의 의무로 충암고등학교를 잠시 거쳐 간 인물들일 뿐, 재학생과는 아무 관련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충암고등학교는 학교 정상화와 체육관 공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특혜를 기대하며 졸업생과 접촉한 적이 없다"며 "학생들 역시 선생님들의 지지와 학교 지원 속에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학생 자치를 수행하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며 민주사회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충암고 재학생을 향한 비난을 멈춰주시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고 펼쳐나갈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윤 대통령은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돼 계엄은 해제됐으나, 이후 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과 그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모교인 충암고등학교가 비난의 대상이 됐다.
충암고에 따르면 계엄 사태 이후 이른바 '충암파'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며 수백통의 항의 전화와 비아냥이 쏟아지는 등 학생과 교직원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고 밝혔다.
충암고 관계자는 "스쿨버스 운행이 방해받는가 하면, 행정실과 교무실 등으로 전화를 해 욕설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며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도 무수히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 6일 내년 2월까지 재학생들에게 교복 대신 자율복을 입을 수 있게 허용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한편, 학생들 안전을 위해 등하교 시간에 순찰을 강화해달라는 공문을 경찰 측에 보내기도 했다.
이하 충암고 학생회 측이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충암고등학교 학생회 공식 입장문>
안녕하십니까. 충암고등학교 학생회입니다.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든 정부의 비상계엄 사태로 많은 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충암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연관으로 인해 재학생들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습니다. 이에 충암고등학교 학생회의 입장을 발표합니다.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된 행위였습니다. 12·3 사태로 인한 시민의 분노는 충암고등학교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은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난 졸업생입니다. 이들은 교육의 의무로 충암고등학교를 잠시 거쳐 간 인물들일 뿐 재학생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사태 이후로 교복을 입은 학생에게 폭언하고, 취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거나 교무실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계속해서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습니다. 재학생은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무고합니다. 충암고등학교는 학교 정상화, 체육관 공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특혜를 기대하며 졸업생과 접촉한 적은 없었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지지와 학교의 지원 속에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학생 자치를 수행하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며 민주사회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부디 충암고등학교와 재학생을 향해 비난하는 일은 멈춰주시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고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2024.12.10.
충암고등학교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