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둑'이 터진 것일까. 국민의힘 의원들이 속속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의 내부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당초 '탄핵안 반대·표결 불참' 당론에 따라 지난 7일 첫 표결에서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 3명을 제외한 전원이 불참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야당의 탄핵안 재발의와 국민 여론의 강력한 압박으로 인해 2차 표결을 또다시 보이콧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나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당 내부에서는 이미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히며, 1차 표결 집단 불참을 "당의 큰 패착"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지점은 '탄핵 반대 당론'에서 이탈하는 의원들의 규모다. 범야권 192명에 국민의힘에서 단 8명만 찬성해도 탄핵안은 가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김상욱 의원을 시작으로 안철수, 김예지 의원에 이어 여당 내 탄핵 찬성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인물은 조경태 의원이다. 그는 처음에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입장을 번복했지만, 현재는 대통령의 '즉시 하야'를 주장하고 있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의 하야가 늦어도 이번 주 토요일 오전까지는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탄핵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김예지 의원 역시 "탄핵 찬성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며 "때가 되면 함께 뜻을 같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탄핵 통과에 필요한 의원 수에 대해 "단언할 수는 없지만, 충분한 숫자"라고 말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과 같이 탄핵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일부 의원도 여전히 존재한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은 모두 헌법기관"이라며 "어떤 의견이든 헌법기관으로서 탄핵에 대한 입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2차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의 복잡한 역학관계와 맞물려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하고 있다. 탄핵안이 통과될 것인지,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