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얼빈'에서 겨울 동상에 대한 연상이 떠오른다.
'하얼빈'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우민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이동욱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는 1909년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군들의 투지와 의지를 다뤘다. 현빈은 독립운동가 안중근 역할을 맡았다.
영화 속 계절은 주로 겨울이다. 공개된 스틸컷에는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척박한 산야, 꽝꽝 얼어버린 땅, 두꺼운 외투 등이 담겼다.
실제로 독립군들은 추운 겨울 산을 넘고 강을 건너며 사투를 벌였다. 분명 동상에도 시달렸을 가능성이 높다.
◆동상은 피부 질환
동상이란, 심한 추위에 노출된 후 피부조직이 얼어버려서 국소적으로 혈액공급이 없어진 상태다. 영하 2~10℃ 정도의 심한 추위에 노출되면 피부 연조직이 얼어버리고 그 부위에 혈액 공급이 없어진다. 귀, 코, 뺨, 손가락, 발가락 등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다.
피부가 붉어지고 통증이나 저림 등의 불쾌감이 생길 수 있지만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수 시간 내 정상으로 회복된다. 심한 경우에는 조직이 죽으면서 물집이 발생할 수 있다.
◆빠르고 정확한 치료가 관건
손상 받은 부위를 빨리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보통 37~42℃ 정도의 따뜻한 물에서 피부가 말랑말랑해지면서 약간 붉어질 때까지 녹이는 것이 좋으며, 보통 30~60분 정도가 걸린다. 그 동안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따뜻한 물을 공급해준다. 이때 상당히 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개 녹인 피부에는 통증이 있고, 붓거나 피부색의 변화가 생긴다. 녹인 피부는 마른 천으로 덮어 보온한다. 심한 괴저가 발생한 경우에는 피부 이식이나 팔다리를 자르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우습게 봐선 안되는 질환
조직이 깊이 손상되면 비교적 큰 덩어리의 조직이 죽어서 떨어져 나가버린다. 조직손상이 발생하지 않은 곳에서도 혈관이나 신경의 이상으로 인하여 피부의 느낌이 이상하거나, 땀이 많이 나거나, 추위를 많이 느끼는 증상 등이 수 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
피부가 심한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며, 불가피할 경우에는 옷, 양말 등으로 보온을 철저히 해주어야 한다. 손가락, 발가락, 귀 그리고 전신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상 치료 후 물집이 생기면 터뜨리지 말고 그냥 두어서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해줘야 한다. 고기, 두부 등 단백질 위주 식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