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위키트리]이창형 기자=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경북 포항시의 영일만 앞 바다 가스전을 탐사할 시추선이 지난 9일 새벽 부산외항에 도착했지만 탄핵정국에 맞물려 예산이 대거 삭감되면서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포항시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첫 시추를 맡은 '웨스트 카펠라호'가 부산 외항에 도착했으며 오는 17일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시추는 가장 유망한 대왕고래 구조를 파고 들어가 시료 암석층을 확보하는 게 임무다.
실제 석유와 가스가 묻혔는지는 분석을 거쳐 내년 상반기쯤 결과가 나올 전망.
그러나 최근 민주당은 1차 시추탐사 예산 505억 원 가운데 497억 원을 삭감한 감액안을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단독 처리한 데 이어, 탄핵 없이는 예산안 협상도 없다고 못 박은 상황이어서 이 사업 자체가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첫 시추 비용 1천억 원 가운데 절반은 정부 예산으로 나머지는 석유공사 재원으로 조달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에따라 2차 시추부터 해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앞서, 국민의힘 경북 포항지역 시.도의원들은 지난 6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일만 앞바다에서 산유국의 꿈이 실현되길 기대하는 포항시민과 국민들의 염원이 민주당의 손에 의해 좌절되고 있다"며"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마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 12월 3일, 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내년도 예산 감액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며, 1차 탐사시추를 코앞에 두고 있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예산 505억 중 497억원을 삭감했다"고 밝히고 "민주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좌초시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포항시민의 기대와 염원을 저버린 채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포함해 4조원의 예산을 삭감한 것, 주요 정부 관료들에 대한 탄핵을 남발하는 민주당의 행동은 결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감액한 대왕고래 예산이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등 '이재명표' 사업에 쓰일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다. 경악할 일이다. 민주당이 포항시민, 경북도민, 나아가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며 정치 장사를 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즉시 복원할 것, 포항시민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당장 사과할 것, 민주당은 정치적 계산과 정쟁에 국가와 국민을 희생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
한편, 포항 영일만항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 작업의 보조항만으로 참여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배후 항만인 부산신항과 보조를 맞춰 시추 과정에 필요한 기자재 추가 공급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영일만항은 ‘보조 항만시설 임대차 및 하역 용역’ 계약을 한국석유공사와 체결했다.
포항시는 보조항만 계약이 향후 진행되는 추가 시추뿐만 아니라 유전 개발 가시화에 대비해 영일만항이 배후 항만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항만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에서 끝내 시추 예산이 반영되지 못할 경우 추경예산 반영 등을 위해 부처와 다각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