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거나 무리를 한 것도 아닌데 사타구니에서 계속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단순 관절염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심각한 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바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다.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이 질환은 무엇일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허벅지뼈 위쪽 끝 부분인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뼈 조직이 괴사하는 병이다.
국내에서 연평균 약 1만 4000명이 이 병을 앓고 있으며, 남성의 발병률이 여성보다 4~8배 높다. 괴사된 대퇴골두에 압력이 계속 가해지면 골절과 고관절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대퇴골 무혈성 괴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위험 인자가 있다. 외상이나 가족력,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제 복용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피부병이나 전신 질환으로 스테로이드를 많이 복용하면 위험군에 속할 수 있다.
장기 이식 환자, 신장 질환자,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푸스병) 환자, 잠수병, 방사선 노출,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등도 위험 인자다. 아무런 위험 인자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뼈 조직이 일부만 죽고, 통증 등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특별히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통증이 있더라도 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조적 치료를 지속하면 저절로 낫기도 한다. 그러나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고관절 통증으로 거동이 힘들어지면 욕창, 패혈증, 혈전, 뇌경색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면 더 큰 문제가 된다. 고관절 골절 환자는 수술 후 2년 이내에 1/3이 사망한다고 알려졌다.
뉴본정형외과 임창무 원장은 "이유 없이 사타구니 통증이 느껴진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남성, 그중에서도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통증과 절뚝거리는 증상을 무심히 넘겨선 안 된다.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려면 술을 줄이고, 필요 없는 스테로이드 사용을 피하는 게 좋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운동으로 낙상과 골절을 예방하고, 양반다리를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