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방첩사 활동과 관련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위기 상황에선 군인들이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7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계엄 선포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과 이를 집행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충암고 후배다. 이번 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지목됐다.
여 전 사령관은 "위기 상황이니까 1분, 2분, 10분, 20분 사이에 파바박 돌아가면 해야 할 일이 진짜 많다"며 "저희는 내려온 명령이 맞는지 틀리는지 따지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텔레비전을 보고 알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신중히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 체포 명령 여부에 대한 질문엔 즉답을 피하며, 자신이 계엄 선포 시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관련 준비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자신에게서 체포 대상 명단을 전달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하도 통화를 많이 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명단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수사 대상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발언을 피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상황에서 방첩사 활동의 한계를 인정하며 "새벽 1시에 처음 출동했는데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오전) 1시면 이미 상황이 끝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배치된 계엄군이 방첩사 소속이냐는 질문엔 "우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참담한 심정이다. 국민들께, 특히 부하들한테 정말 미안하다"며 "군인으로서 위기 상황에서 내려온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첩사는 군 내부 보안과 정보 유출 방지, 적대 세력의 간첩 활동 차단 및 수사를 담당하는 조직이고, 방첩사령관은 이를 총괄하는 중요한 지휘관 역할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