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반란군 됐나”… 계엄 사태 당시 국회 투입됐던 군인들 극심한 스트레스 호소 중

2024-12-06 23:18

박선원 의원 “책임자 확실히 가려내고 유혈 사태 피한 장병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인천 소재 제9공수특전여단 2개 대대가 국회 인근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국회 관계자들이 몸싸음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국회 관계자들이 몸싸음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이 과정에서 장병들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은 "인천에 주둔한 제9공수특전여단이 3일 오후 10시 30분 비상 소집돼 국회 외곽에 대기했다"며 "이들은 제1공수특전여단과 707특임단의 국회 장악 작전이 실패할 경우 추가 투입될 예비대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당시 출동 명령은 대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작전인 것으로 부대원들에게 전달됐다.

707특수임무단 소속 장병들이 받은 문자메시지에도 “북한 관련 상황이 심각하다. 즉시 출동 준비를 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작전의 목표가 국회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이로 인해 충격과 자괴감을 호소했다고 전해졌다.

특전사 대원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는 반란군이 된 것 같다", "북한 때문에 출동한다고 들었는데 지휘부에 속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장병은 "우리가 왜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책임자는 확실히 가려내고 처벌하되 현장에서 애국 충정으로 상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유혈 사태를 피한 장병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home 용현지 기자 gus8855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