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만들어진 탄핵 정국이 어떤 결말로 치달을지에 국민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부결을 위해 단일대오를 구축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당은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야당에 정권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보수 분열을 반복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겪었던 보수의 극심한 분열과 정치적 타격이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준비되지 않은 혼란으로 국민과 지지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을 막겠다”며 탄핵안 통과 저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로서는 탄핵에 동조는 못하지만 들끓는 민심은 수습해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비상계엄 선포를 위헌·위법으로 규정한 한 대표가 탄핵을 반대하고 나선 것은 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질 경우 보수가 심대한 타격과 후폭풍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 한 대표의 발언을 중심으로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 간의 공감대가 형성돼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단합에도 불구하고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표결 특성상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실제로 당내 일부 의원이 탄핵안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탄핵 표결에서 개별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강한 비판적 입장을 보이는 의원들은 여전히 민심과 자신의 정치적 신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대통령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당 지도부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한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개헌을 거론하며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무기명 투표 방식과 일부 의원들의 민심에 따른 개별 행동 가능성은 지도부로 하여금 표결 방식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이탈표 우려는 야당이 기대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탄핵안 가결을 위한 요건은 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의 찬성으로, 범야권 의석이 192석인 상황에서 여당의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면 통과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부는 탄핵안 표결 당일 보이콧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같은 날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상정할 예정이라 보이콧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오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추진하며 여당 내 이탈표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탄핵안 판단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국민과 여당 의원들에게 주고자 한다”며 표결 일정을 7일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은 특히 여당 의원들이 개인적 양심에 따라 결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번 탄핵안 표결이 단순히 정치적 공세가 아니라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필요 조치라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헌법 위반과 반인륜적 행위를 지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국민의힘이 답해야 한다”며 여당의 책임을 강조했다. 또한 지난 계엄 해제 표결 당시 여당 의원 18명이 찬성표를 던진 전례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여당 내 양심적인 의원들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표결 당일 여당 내 분열을 부각시키기 위한 추가 전략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탄핵안 부결을 위한 극단적 방법을 동원하면 스스로 내부 균열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결국 이번 탄핵안 표결은 단순히 여야 간의 대결을 넘어 여당 내 계파 간 갈등과 개별 의원들의 선택이 크게 작용하는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국민의힘이 탄핵안 부결을 목표로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지만, 내부 갈등과 변수가 많아 실제 표결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러한 여당의 내부 갈등을 최대한 활용해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탄핵안 표결이 가까워질수록 여야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