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이 영유아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다.
지난 4일 질병관리청은 6세 이하 영유아의 입원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감염 예방과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최근 4주간(지난달 23일 기준)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총 631명이다. 이 중 547명(86.7%)이 0~6세 영유아다. 1~6세가 374명(59.3%), 0세가 173명(27.4%)이다. 7~12세는 31명(4.9%), 65세 이상은 30명(4.8%)이다.
RSV 감염증은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주로 10월에서 다음해 3월 사이에 유행하며, 감염된 사람의 호흡기 비말이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RSV는 만 2세까지 90%가량의 소아가 감염될 정도로 감염력이 높고, 이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평생동안 지속적으로 재감염이 이뤄진다.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을 대상으로 한 표본감시 결과, 최근 4주간 입원환자 수는 2019년 같은 기간 1897명보다 낮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581명보다는 증가했다. 11월 1주 79명이었던 것이 2주 122명, 3주 182명, 4주 248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RSV 감염증은 잠복기는 2~8일이며, 초기에는 재채기, 코막힘, 콧물, 인후통,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내 심한 기침, 호흡 곤란, 창백한 피부, 무언가를 삼키거나 자는 걸 힘들어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호흡할 때 쌕쌕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침 증상을 보인다면 RSV 감염증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경우는 자연 회복되지만, 일부 영유아, 면역저하자, 고령자는 폐렴 등 하기도(인후, 기관, 기관지, 허파 등 호흡기) 감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산후조리원이나 영유아 보육시설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종사자나 영유아의 출근 및 등원, 입소를 자제하고 집에서 휴식할 것을 권고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대유행기 동안 환자 발생이 크지 않았던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등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소아 및 청소년 연령대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호흡기 감염병은 나이가 어릴수록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신생아 및 영아는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가정에서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는 신생아 접촉 전후 손씻기,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이나 방문객 출입제한 등 감염관리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