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현지시각) 폴 앳킨스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을 차기 SEC 의장으로 지명했다. 앳킨스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2년부터 2008년까지 SEC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금융 컨설팅 회사 패토막 글로벌 파트너스(Patomak Global Partners)의 CEO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앳킨스는 검증된 리더"라며 "그는 혁신적이고 견고한 자본 시장이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미국 경제를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디지털 자산과 다른 혁신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SEC는 게리 겐슬러 현 의장이 재임 중 가상자산 산업에 대해 강경한 규제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를 불법 거래소, 청산소, 브로커로 동시에 운영됐다는 이유로 법적 조치를 취하며 업계 반발을 샀다. 겐슬러는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과 동시에 의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앳킨스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SEC 의장을 맡으면 기존의 규제 기조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앳킨스는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금융 혁신에 개방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앳킨스는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 여러 민간 조직에서 자문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디지털 상공회의소의 토큰 얼라이언스 공동 의장을 맡으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을 지원해왔다. 또한 그가 이끄는 패토막 글로벌 파트너스에는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출신 인사가 다수 포함돼 새로운 SEC의 규제 방향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일(한국시각)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암호화폐 시장이 폴 앳킨스의 지명이 가상자산 규제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며 강한 반응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SEC의 규제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비트코인의 강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겐슬러 의장 재임 동안 진행됐던 강경 규제가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았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앳킨스의 지명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경제 환경도 비트코인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달러화 약세가 지속됐고, 이는 비트코인 같은 대체 투자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동시에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유입시켰다.
트럼프 당선인의 SEC 의장 후보 지명과 함께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은 향후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이 전환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앳킨스가 SEC 의장으로 취임하면 기존의 규제 중심 정책을 완화하고, 암호화폐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앳킨스를 가리켜 "혁신적인 자본 시장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디지털 자산을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이런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SEC가 암호화폐 산업에 보다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