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최재해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사례다.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무기명 투표에서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은 재석 192명 중 압도적인 찬성표(188표)를 얻어 가결됐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도 같은 날 185표의 찬성을 얻어 탄핵소추가 의결됐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와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각각 187표, 186표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에 불참했다. 하지만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 중 과반 출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170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찬성만으로도 가결이 가능했다.
야당은 최재해 감사원장이 국회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발언한 점과 대통령실 이전 감사를 부실하게 진행한 반면 이전 정부에 대해서는 표적 감사를 실시했다는 점을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이창수 지검장과 검사들의 경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것이 탄핵 사유가 됐다.
당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파문으로 전날 예정됐던 표결을 미뤘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하는 당론을 정하자, 이날 곧바로 표결을 진행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번 탄핵소추안 가결로 최재해 감사원장과 검사 3인의 직무는 즉각 정지됐다. 이들의 최종 탄핵 여부는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통해 결정된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파면되고, 기각하면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